홍명보호 첫 해외원정, 첫 '불리함'과 만나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1-19 08:06



지난 7월 출항한 홍명보호가 첫 해외 원정경기로 2013년 A매치의 문을 닫는다.

격전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19일 오후 11시 두바이의 자벨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의 강호 러시아를 상대한다.

그동안 홍명보호는 출항 이후 7월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을 포함해 9차례 경기를 국내에서 치렀다. 초반 4경기 동안 무승의 늪(3무1패)에 빠지며 성장통을 겪은 홍명보호는 유럽파가 본격 합류한 아이티전에서 첫 승리(4대1)를 거뒀다. 이후 크로아티아-브라질-말리-스위스로 이어지는 강팀과의 4연전에서 2승2패를 수확했다. 홍명보호의 역대 전적은 3승3무3패로 균형이 맞춰졌다. 편한 환경 속에서 팀을 단단히 만든는 과정을 거쳤다.

이제 위기 극복 능력을 키울 차례다. 그래서 첫 해외 원정경기인 러시아전이 반갑다. 2013년의 피날레를 장식해야 한다는 '긴장감'과 동시에 홍명보호가 처음 마주한 시차 적응 및 불리한 일정의 악조건을 극복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홈 경기와 원정 경기의 차이는 크다. 안방과는 달리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10월 12일(이하 한국시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전에서는 6만5308명의 구름 관중이 입장했다. 말리전(2만6118명)과 스위스전(3만6813명)에서는 일방적인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2연승을 달렸다. 반면 러시아전에는 두바이 교민들의 소규모 응원만이 있을 뿐이다. 수 만명 앞에서 경기를 치르던 홍명보호에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다.

기후 환경도 변수다. 쌀쌀한 날씨의 한국과 달리 두바이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린다. 경기 당일, 두바이 최고 기온은 30도다. 급격한 기온 변화 적응이 급선무다. 홍명보호는 17일 두바이 입성 후 첫 훈련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느닷없이 모래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계획된 야외 훈련 대신 실내 풋살경기장에서 몸을 풀었다. 제대로 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은 경기 전날 단 하루 뿐이다.

마지막 악조건은 상대적이다. 홍명보호는 15일 스위스전을 치른뒤 16일 10시간의 장거리 비행을 통해 두바이에 입성했다. 단 이틀간 현지 적응을 마친 뒤 바로 러시아를 상대한다. 반면 러시아는 16일 세르비아와 두바이 자벨 스타디움에서 친선경기를 펼쳤다. 이미 한국보다 며칠 앞서 두바이에 입성해 시차 및 경기장 적응마저 마쳤다. 표면적으로 두 팀 모두 중립 경기를 펼치지만 현지 적응도를 살펴보면 러시아가 홈 팀에 가깝다.

그러나 이 또한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도 '고난'보다는 '극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케줄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은 있겠지만 팀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일이다.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게 경험인데 악조건 속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편한 길 만은 없다. 최악의 환경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훈련이다. 홍명보호가 처음으로 직면한 '불리함'이 더 없이 반가운 이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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