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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보자. 외형상으로는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다. 브라질 출신의 무리퀴(27)와 엘케손(24), 아르헨티나의 콘카(30). 아시아에서 뛸 선수들이 아니다. 광저우 헝다는 콘카를 데려오면서 이적료 1000만달러(약 106억원)를 썼다. 무리퀴는 350만달러(약 37억원), 엘케손은 750만달러(약 79억원)짜리다. 요즘 말로 정말 '헐~'소리가 나온다. 돈으로 최고를 만들어 놓은 팀이다.
쉽지가 않다. 상대는 돈으로 잘 만들어놓은 광저우다. 사령탑인 리피 감독 연봉도 무려 160억원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2억5000만원이다. 이 차이가 현실이다.
더군다나 원정경기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고 한다. 톈허스타디움은 수용인원이 6만명을 넘는다. 엄청난 광저우팬들의 열기가 벌써 느껴진다. 이에 맞서 450여명의 원정응원단이 나선단다. 어쨌든 현장의 압도적인 분위기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서울이 기가 죽었느냐? 아니다. 더 자극을 받았다. 꼭 이기겠다는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다.
이미 1차전에서 뒤지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기고만장하던 리피 감독도 인정했다. 경기 뒤 "좋은 경기였고 경쟁이 심했다. 우리도 잘했고, 서울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기자회견 때마다 안하무인적인 행동과 발언을 하다가 꼬리를 내렸다.
광저우의 외인에 맞설 3인방도 든든하다. 데얀(32·몬테네그로)과 몰리나(33·콜롬비아), 에스쿠데로(25·일본), 휴식도 잊은 채 만반의 준비중이다. 훈련 뒤 자발적으로 더 뛴단다. 최 감독은 "훈련을 마치고도 별도로 슈팅 훈련을 하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 데얀은 "항상 돈이 모든 것의 정답이 아니다. 우승 타이틀은 돈을 주고 살수 없다. 팀 정신이 더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우리는 K-리그 챔피언이다. K-리그는 아시아 최고의 리그다. 팬들과 함께 꼭 ACL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진규는 "잘하는 팀이지만 정신력에서 우리에게 안된다"고 했다.
"객관적으로 상대는 탈아시아권의 팀이다." 솔직한 최 감독의 평가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선수들이 나보다 더 의지가 강하다. 경기가 가까워질 수록 마음은 더 편안해지고 있다. 힘들지만 선수들이 120%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 올시즌 우리의 목표는 ACL 챔피언이다."
목표는 하나다. ACL 챔피언이다. 물론 쉽지 않다. 골리앗을 쓰러뜨려야 한다. 그래도 뛰고 또 뛰어서 '금의환향'했으면 좋겠다. 팬들의 바람이다.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목이 터져라 응원할 것이다.
좀 이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유럽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되지 않을까.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말이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