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천재' 문창진, 포항의 든든한 히든카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11-01 08:21


◇문창진이 부상 전 마지막 출전이었던 지난 5월 5일 성남과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FA컵 우승에 이어 K-리그 클래식 제패에 도전하는 포항이 신형엔진을 달았다.

천재 문창진(20)이 돌아왔다. 문창진은 30일 포항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인천과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에 후반 교체출전해 팀의 2대1 승리를 도왔다. 문창진이 클래식 무대를 밟은 것은 지난 5월 5일 성남전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굴곡이 있었다. 포항 유스 출신인 문창진은 올 초만 해도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미드필더로 각광을 받았다. 아시아청소년선수권(19세 이하)에서 4골-2도움으로 맹활약하면서 한국이 8년 만에 정상에 서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빠른 발과 나이에 걸맞지 않는 노련한 경기운영, 패스, 골 결정력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았다. 올 시즌 클래식 무대에서도 포항의 든든한 백업 역할을 하면서 감각을 키웠다. 6월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대들보 역할을 해줄 것처럼 보였다.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팀 훈련 도중 허리 디스크 부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동료들이 터키에서 8강행을 이뤄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인고의 시간은 문창진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5개월여 만에 다시 선을 보인 문창진은 진화 중이었다. 선배들의 틈바구니에서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주어진 역할을 수행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문창진의 주 포지션인 섀도 스트라이커가 아닌 측면 공격수 자리를 부여했다. 생소할 법 했음에도 문창진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황 감독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전술상 측면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플레이는 모두 했다."

문창진의 가세는 포항에게 큰 힘이 되기에 충분하다. 황진성의 부상을 비롯해 조찬호 노병준 등 기존 2선 자원들이 체력부담으로 고전 중이다. 김승대 고무열 신영준 외에는 가용한 2선 자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문창진은 당분간 이들을 받치는 백업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돋보이는 감각을 갖추고 있는 만큼, 100% 컨디션을 만들면 승부처에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황 감독은 "(문창진은) 재능이 있기 때문에 활용 가치는 충분하다. 향후 컨디션 등 여러가지 면을 보고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픈만큼 성숙했다. 돌아온 문창진의 재능은 포항의 더블(리그-FA컵 우승) 목표를 이루는 힘이 되기에 충분하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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