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흥행 해법? 결국은 컨텐츠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9-29 11:23 | 최종수정 2013-09-30 07:55



결국은 컨텐츠다.

10월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가 벌써부터 대박 조짐이다. 27일 시작된 티켓 예매는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다. 당일 대한축구협회 예매 사이트의 서버가 한 시간이나 다운됐을 정도다. '너무 비싸다'는 평을 들었던 20만원 짜리 스페셜석은 350장이 일찌감치 소진됐고, 2000여석이 준비된 10만원짜리 특석도 표를 구할 수 없는 상태다. 평소보다 고가에 책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판매분 5만7000여석이 매진됐다. 붉은악마들이 집결하는 북쪽 골대 뒤 1층 관중석은 물론 관전이 불편한 측면 좌석까지 매진됐다. 3등석인 양쪽 골대 2층 2900여석 정도만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 당일 오후 2시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매표소에서 판매할 예정인 현장 판매분을 두고 2차 티켓 대전이 예상된다. 온라인상에서 티켓을 고가에 판매하는 암표상들도 이미 눈에 띄기 시작했다.

브라질전 대박 현상은 브라질 대표팀 명단 발표 후 가속화됐다. 브라질축구협회가 27일 발표한 23인의 명단에는 네이마르, 다니엘 알베스(이상 바르셀로나), 루카스 모오라(파리생제르맹),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오스카, 다비드 루이스(이상 첼시) 등 정예 멤버가 모두 포함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빛낼 예비스타들을 안방에서 볼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킬 계획이다. 한국과 브라질 양국의 축구 주소를 한 곳에서 지켜볼 수 있는 최상의 기회다. 축구협회는 2007년 6월 2일 네덜란드전 이후 처음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A매치의 인기는 최근들어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과거 흥행 보증수표의 이미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궁여지책으로 지방 개최로 눈길을 돌렸지만 팬들은 외면했다. 지난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이티전이 좋은 예다.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했지만, 역대 A매치 최소관중인 1만 3624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사실 과거 A매치는 단순한 국가대항전 이상의 무대였다. 국내팬들이 해외 스타들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의 유럽진출이 가속화되며 TV와 인터넷을 통해 해외의 유명 경기들을 모두 볼 수 있게 됐다.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질만큼 높아졌다. 웬만한 스타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도 매진을 기대했지만,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등 스타선수들의 부재를 실감해야 했다.

브라질전은 다르다. 오랜만에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즐비하다. '제2의 펠레'라 불리는 네이마르를 비롯해 현재 유럽축구를 주름잡는 스타선수들을 눈 앞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찬스다. 브라질전을 앞두고 이어지고 있는 뜨거운 열기는, 괜찮은 컨텐츠만 준비된다면 다시금 A매치의 인기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증거다.

결국은 컨텐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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