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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의 맏형 전재호(34)에게 2013년은 악몽과 같았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전재호는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강원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 장면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볼을 골대 오른쪽 25m 지점에서 그대로 찬 첫 골이나, 아크 오른쪽에서 낮고 빠르게 찬 두 번째 골 모두 올 시즌 최고의 골로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었다. 김용갑 감독은 "경기 중 볼이 흘러 나오는 상황에선 지체없이 슛으로 연결하라고 지시했다"며 기대감을 안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전재호의 멀티골은 팀의 13경기 연속 무승(4무9)을 끊은 것 뿐만 아니라 7경기 만에 김용갑 감독에게 부임 첫 승이라는 선물까지 선사했다. 프로 데뷔 12년 만에 맛본 첫 멀티골의 기쁨이기도 하다. 2002년 성남에서 데뷔한 이래 한 시즌에 2골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용갑 감독은 경기 후 "이제 한 짐을 덜었을 뿐"이라며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전재호도 마찬가지다. 멀티골로 가슴 속 응어리의 절반은 털어냈다. 강원이 강등권에서 탈출해 2년 연속 잔류 역사를 쓸 때, 전재호도 비로소 활짝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