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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한국 축구 FIFA 랭킹 58위 어떻게 봐야 할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9-17 07:31



냉정한 현실 인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9월 랭킹을 발표했다. 한국은 58위로 추락했다. 올해 34위로 시작했다. 6월 40위에 이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이 반영된 7월에는 43위로 떨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받아 든 첫 성적표는 더 암담했다. 8월 56위로 곤두박질쳤다. 9월에는 다시 두 계단 하락했다.

한국 축구의 FIFA 랭킹이 58위까지 떨어진 것은 2007년 7월 이후 6년 2개월 만이다. 1993년 8월 FIFA 랭킹이 도입된 이후 한국의 최저 순위인 62위(1996년 2월)와도 네 계단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시아에서도 5위로 떨어졌다. 일본(42위), 이란(48위), 호주(53위), 우즈베키스탄(57위) 다음이 한국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브라질월드컵 진출이 좌절됐지만 한국보다 한 계단 위였다.

한국 축구 '58위 시대',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추첨 시드 배정에는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동아시안컵 실험이 직격탄

FIFA는 랭킹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직후 야심차게 새로운 방식의 랭킹 산정법을 도입했다. 지난 48개월간의 A매치 결과와 경기 중요도, 상대팀의 랭킹, 대륙별 가중치 등을 종합적으로 적용했다. 당시 한국은 독일월드컵 직전인 5월 29위를 차지했지만, 대회 직후인 7월 27계단이나 떨어진 56위로 추락해 화제가 됐다.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다. FIFA 랭킹이 떨어진 데는 동아시안컵이 도화선이었다. 홍 감독의 첫 행보는 실험이었다.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유럽파를 차출할 수 없었다. K-리거와 J-리거,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로 1기를 구성했다. 실험의 연속이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2무1패로 막을 내렸다. 호주, 중국과 득점없이 비겼고, 일본에 1대2로 패했다.

무대가 홈인점과 중국전 무승부가 치명타였다. 당시 한국의 FIFA 랭킹은 43위인 반면 중국은 100위였다. 가중치 계산에서 점수가 대폭 하락했다. 특히 7월에는 A매치 데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가들의 포인트가 제자리 걸음이었다.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팀들은 달랐다. 한국은 3경기를 치르면서 총점 642점에서 594점으로 48점이나 감소했다. 동아시안컵에서 1무2패였던 호주가 53위로 추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아시안컵에서 호주의 랭킹은 40위로, 한국보다 3계단 위였다.


물론 결과가 좋았으면 랭킹은 추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갓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으로선 실험이 우선이었다. FIFA 랭킹까지 염두에 둘 순 없었다.

브라질월드컵 시드 배정 영향없다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은 12월 7일 열린다. 한국은 10월 12일 영원한 월드컵 우승후보 브라질, 15일 아프리카의 말리와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11월에도 두 차례 친선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FIFA 랭킹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올라갈 수도, 더 떨어질 수도 있다. FIFA는 11월 28일 발표하는 11월 랭킹을 월드컵 조추첨에 반영한다.

한국에는 과연 어떤 영향이 있을까. 대답은 '없다'다. 시드 배정에는 방식이 있다. 전례를 보면 톱시드만 FIFA 랭킹이 적용된다. 독일월드컵에선 최근 2개 대회 월드컵 성적과 3년간의 FIFA 랭킹을 근간으로 했다. 남아공월드컵은 또 달랐다. 월드컵 조추첨 사상 처음으로 순수하게 랭킹으로 톱시드를 결정했다.

그 외의 포트는 대륙별로 안배 원칙으로 결정됐다. 톱시드에는 개최국을 비롯해 FIFA 랭킹 10위권 내에 있는 팀이 포진한다. 남아공월드컵에선 2그룹에 아시아와 북중미, 오세아니아, 3그룹에는 아프리카와 남미, 4그룹에는 톱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 국가들이 포진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국가들은 어차피 FIFA 랭킹으로는 톱시드에 배정될 순 없다. FIFA 랭킹보다는 내년 브라질월드컵 성적이 더 중요하다. 홍명보호의 실험도 계속돼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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