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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도 해답이 되지 못했던 것일까.
홍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 두 번의 결단을 내렸다. 먼저 아이티전에서 공격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구자철을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박종우(부산)가 파트너로 낙점됐다. 김보경(카디프시티)과의 포지션 중복을 피하면서 유럽의 강팀을 상대로 중원을 강화하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구자철은 넓은 활동 반경과 세밀한 패싱 플레이로 중원을 활발히 누볐다. 하지만 공수연결은 여전히 엇박자를 냈다. 박종우와의 포지션 및 역할 분담도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크로아티아의 강한 압박에 볼 소유권을 자주 넘겨줬고, 상대의 전진 패스의 맥을 제 때 끊지 못했다.
결국 홍 감독은 두 번째 결정을 내렸다. 구자철을 원톱으로 재차 올리고 그 자리에 한국영을 투입했다. "전반에 미드필드 지역을 많이 내주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프타임 때 수정을 해서 후반에 나름대로 크로아티아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박종우-한국영 조합의 더블 볼란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또 구자철은 최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때 더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가장 강력한 카드가 있다. 한국의 '중원 사령관' 기성용(선덜랜드)이다. SNS 논란 및 이적 문제로 최근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한 기성용이지만 선덜랜드에서 꾸준히 경기에만 출전한다면 홍심(心)이 기성용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공수 조율과 볼 컨트롤, 중거리 패싱능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그만의 장점이다. 홍명보호의 중원에 딱 필요한 에너지다. 홍 감독은 조만간 영국에 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코리안리거의 컨디션 점검 차원이다. 기성용도 점검 대상에 포함돼 있다.
10월에 열릴 브라질과 말리의 2연전 역시, 실험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카드라면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게 당연하다. 과연, '기성용 카드'가 미드필더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홍명보호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