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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적으로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개장한지 1년 6개월만인 지난 7월, 골프 매거진 선정 '2013~2014년 세계 100대 골프 코스' 후보(최종 선정 실패)에 이름을 올렸다. 전세계 3만7000여개의 골프 코스 중 후보는 479개에 불과하다.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휘슬링락CC(대표 김기유)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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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링락CC도 시작부터 삐거덕거렸다. 2011년 6월, 휘슬링락CC는 792억원 규모의 골프장 회원권 부당 매입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태광그룹 계열사를 통해 회원권을 부당 매입한 결과다. 태광그룹 계열사가 사들인 휘슬링락CC 회원권은 전체 입회금 1724억원 중 90%인 1559억원이었다. 게다가 당시 골프장 회원권을 사들인 계열사들 중 다수가 재무 안정성이 정상이 아니었고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경영은 해야 하지만 적자로 인해 돈은 돈대로 들어간다. 비정상적인 경영 구조로 운영되는 프리미엄 골프장 때문에 애꿎은 피해자만 양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태광그룹이 '일반' 회원제 골프장으로 인기가 있는 태광CC에서 얻은 수익으로 '프리미엄 골프장'인 휘슬링락CC의 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외국에도 프리미엄 골프장이 존재한다. 한국에서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정상적인 운영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대기업의 비정상적인 지원으로 프리미엄 골프장이 운영된다면 일반 서민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사치 스포츠'라는 꼬리표를 떼고 레저 스포츠로 자리잡으려는 골프의 대중화 노력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