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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홍명보호와 맞붙을 중국과 일본의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2013년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중국과 일본의 전력이 베일을 벗었다. 해외파 없이 실험적인 스쿼드로 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과 최정예를 동원해 명예회복을 노리는 중국 모두 예상과 크게 빗나가는 수준은 아니었다.
유연함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일본-중국전은 이 말이 그대로 증명된 승부였다. 일본은 경기시작 4분 만에 힘을 앞세워 밀고 들어오는 중국 공격진에게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파울을 범해 키커로 나선 왕용포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집요한 패스로 중국 수비진을 공략하면서 구리하라 유조(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동점골, 가키타니의 역전골을 만들어 냈다. 후반 13분 가키타니에 역전골을 내준 뒤 중국 수비진은 급격히 흔들리면서 2분 뒤 구도에게 쐐기골을 얻어 맞기에 이르렀다.
일본이 대회 전부터 주목했던 가키타니-구도 조합은 중국전에서 위력을 그대로 증명했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패스와 스피드를 앞세워 침투하는 두 선수의 활약에 중국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 팀들로부터 주목 받고 있는 가키타니는 공간을 능수능란하게 파고드는 몸놀림을 선보였다. 공격수 치고는 크지 않은 1m77의 체구임에도 스피드와 개인기를 활용한 경기력은 홍명보호의 경계대상 1호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 팀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던 구도 역시 명불허전의 실력을 과시했다. 이밖에 풀백으로 활약한 고마노 유이치(이와타)와 마키노 도모아키(우라와) 역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다만 힘과 압박을 앞세운 중국에게 다소 고전하면서 패스 루트를 잡아가지 못한 것과, 후반 막판 페널티킥 실점 뒤 힘을 앞세운 중국에 일방적으로 밀린 부분은 아쉬운 점이었다.
중국은 일본에 3골을 실점하면서 빠른 돌파와 패스에 약점을 보였던 수비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러나 중원을 지킨 황보원(광저우 헝다)와 왕용포가 잇따라 터뜨리는 중거리포와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가오린의 돌파, 막판 집중력은 충분히 주의할 만한 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2차전 상대인 중국보다는 마지막에 대결할 일본의 전력이 한 수 위로 꼽힌다. 하지만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의 힘에 밀려 0대3으로 패했던 기억을 잊어선 안된다. 일본 역시 강점이 두드러졌지만, 허점도 있었던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호주전에서 드러난 홍명보호의 전력으로 충분히 넘어설 수 있는 전력이다. 두 팀의 전력이 공개되면서 홍명보호의 새로운 도전도 시작됐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