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날개 편 김은중, 강원 잔류의 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7-08 08:10


◇김은중. 사진제공=강원FC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1997년 데뷔한 김은중(34·강원)은 어느덧 프로 20년차를 바라보는 노장이 됐다.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2013년 K-리그 클래식 12경기를 뛴 그가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1도움 뿐이다. 지난해 41경기에 나서 16골-2도움으로 강원을 강등 수렁에서 건져냈던 것과 비교하면 현실은 초라하다. 동기생 이동국(34·전북)이 A대표팀을 오가며 맹활약 하는 모습과도 비교된다. 한때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를 받았던 모습은 오간데 없다. 주변에서 '한물 갔다' '은퇴할 때가 됐다'는 말을 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겉모습, 주변의 이야기일 뿐이다. 김은중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후반기 초반 부활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반기 13경기 중 9경기, 풀타임은 출전은 고작 1경기 뿐이었다. 그러나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개막된 후반기 일정에선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기록했다. 지긋지긋하게 따라주지 않았던 포인트 기록도 3일 부산전 도움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기에 강등권까지 밀려났던 강원은 후반기 4경기서 1승3무를 기록하면서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더욱 빛이 난다. 주연에서 조연으로 자리를 바꾸었다. 관중을 환호케 하는 득점은 없다. 하지만 상대 진영을 종횡무진 누비며 수비수들을 끌고 다닌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도 수비벽을 허물며 찬스메이커 역할을 한다. 골잡이의 면모는 세월의 무게 속에 좀처럼 드러내기 쉽지 않지만, '언성히어로'의 길을 걷고 있다.

김학범 강원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지금처럼만 해 준다면 해 볼 만하다." 김은중에겐 녹록지 않은 길이다. 떨어지는 체력과 상대 집중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이중고를 견뎌내야 한다. 그렇지만 원톱으로의 존재감은 여전히 확실하다. 김 감독이 '김은중 카드'를 버리지 않는 이유다. 김 감독은 "전반기에는 다소 부진했던게 사실이지만, (후반기에는) 제 몫을 충분히 소화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어려운 싸움들이 버티고 있다. (김은중이) 이 때 중심축 역할을 잘 수행해 준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중의 향후 활약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후반기 초반 살아난 컨디션은 강원 잔류의 원동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득점도 머지 않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세지는 상대의 집중견제와 주중과 주말을 오가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 도사리는 여러가지 변수 속에 발이 무뎌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분명한 것은 강원이 2년 연속 클래식 잔류의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김은중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그의 발끝에 강원의 운명이 달려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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