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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그들이 있다. 최강희호의 황태자 이동국(34·전북)과 눈밖에 난 박주영(28·셀타비고), 그리고 뜨거운 감자 손흥민(21·레버쿠젠)이다. 지도자 홍명보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대명사다. 외부의 자극은 물론 이름값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과연 이들의 미래는 어떤 그림일까.
위기의 이동국
그러나 지도자와 선수의 관계는 또 다르다. 이동국이 동아시아대회에선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중용될 지는 미지수다. 스타일이 맞지 않다. 이동국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발리슛과 상대 수비를 등지고 펼치는 포스트 플레이는 으뜸이다.
홍 감독은 이동국의 평가에 대해 일단 말을 아꼈다. "이동국은 언론을 통해 논란을 많이 봤다. 지금 얘기할 것은 없다. 많은 사람 앞에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얘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앞으로도 내 입에서 그런 부분을 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명확하게 경계선을 긋는다면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선호하지 않는다. 스트라이커도 팀의 일원이다. 공격과 수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이동국은 수비 가담이 적은 공격수다. 활동반경이 좁다. 볼이 가는 순간 정체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동국은 월드컵이 한이다. 10대 때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누볐다. 혜성같이 등장한 한국 축구의 뉴페이스였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낙마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부상 암초를 만났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허무하게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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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과 박주영은 특별하다.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AS모나코 시절,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박주영을 발탁했다. 박주영은 구단을 설득해 합류했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란과의 3~4위전에서 11분간의 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3으로 뒤진 후반 33분 박주영이 골문을 열었다. 이어 지동원이 후반 43분과 44분 릴레이 포를 작렬시키며 역전승을 거뒀다. 홍 감독은 헌신적으로 뛴 박주영과 뜨겁게 포옹했다. 박주영도 눈물을 흘렸다. "대회 전에는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15~16년 동안 축구를 했지만 후배들이 나에게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무엇인가를 깨우쳐 줬다. 축구를 떠나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박주영이 병역 논란에 휩싸였다. 홍 감독이 실타래를 풀었다. 기자회견에 동석해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잠재웠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의 출발포인트였다.
홍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클래스가 다른 공격수라고 평가한다. 탁월한 골결정력은 물론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멀티 능력, 전술이해 능력도 뛰어나다. 박주영도 홍 감독의 말이라면 무조건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최강희호에서 빛이 없었다. 잃어버린 세월이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 멤버에 대해 특별대우는 없다고 했다. 박주영이 그라운드에서 먼저 건재를 과시해야 한다. 단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또 다른 반전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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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2년전 카타르아시아컵 대표에 발탁됐다. 20세 때인 지난해에는 런던올림픽에 승선할 수 있는 연령대였다. 그러나 홍 감독은 한 차례도 손흥민을 발탁하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또 성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맹활약한 그는 최근 레버쿠젠 구단 역사상 최고 몸값(이적료 1000만유로·약 151억원)으로 이적했다. 계약 기간도 무려 5년이다. '핫가이'라는 별명답게 일거수일투족이 세간의 관심사다.
하지만 홍명보호에서는 다소 거친 항해가 예상된다. 홍 감독은 첫째도 팀, 둘째도 팀이다. 팀을 깨뜨리는 선수에게는 '무관용'이 원칙이다. 손흥민이 풀어야 할 과제다. 독일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개인주의 색채가 강하다. 최강희호의 마지막 소집 기간에서도 소란이 있었다. 그는 훈련 중 여섯 살 많은 선배 수비수와 충돌했다. 훈련 후에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강력하게 대립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홍명보호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행동이다. 그라운드에서는 톡톡 튈 수 있지만 팀 전체 분위기를 흐트리면 홍 감독도 방법이 없다.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서 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팀을 위해 선수들을 뽑을 것이다." 홍 감독의 말이다. 손흥민이 홍명보호에서 중용될 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