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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드컵 3전 전패, 일본의 성과와 시사점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6-23 16:39 | 최종수정 2013-06-24 09:05


A대표팀과 일본의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이 25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 가라파 구장에서 열렸다. 후반 일본 마에다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도하(카타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3전 전패에 그쳤다. 4골을 넣고 9골을 내주었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일본은 초라했다. 승점 1점도 거두지 못했다. 수치로 봤을 때 일본은 B조의 타히티와 함께 최하위권이었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의 '수치'라는 비난은 없다. 결과만 패배였을 뿐 내용은 대단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일본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욱 많았다.

성과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여기에 백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일본이 그랬다. '브라질 현지'에 가서 직접 뛰었다. 그것도 내년 월드컵 딱 1년 전에, 경기가 열리는 '바로 그'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경기를 소화했다. 기후와 잔디 상태, 현지 분위기를 모두 몸소 느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혼다 게이스케, 가가와 신지, 하세베 마코토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정예 멤버들을 모두 데리고 갔다. 여기에 상대팀들도 최고였다. 개최국 브라질과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와 싸웠다. 상대팀들은 진검을 들었다. 네이마르(브라질) 발로텔리(이탈리아) 치차리토(멕시코) 등 최정예멤버를 불러들였다. 적당하게 선수들을 구성해 슬슬 뛰면서 90분을 소화하는 친선경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일본으로서는 모든 힘을 다 쏟아부었다. 자신들이 가진 힘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성과가 있었다. 자신들의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20일 이탈리아전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볼점유율에서 55%대 45%로, 슈팅수에서는 17대 12로 앞섰다. 비록 3대4로 지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승리나 다름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탈리아 선수들은 일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내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동시에 골결정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알게 됐다. 자케로니 감독도 "이번 대회가 일본 축구에 좋은 경험이 됐다.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할 지 확인했다. 이제 일본은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러움

이러한 일본의 행보를 지켜보는 한국은 씁쓸하면서 동시에 부럽다. 한국도 매번 월드컵을 앞두고 현지 적응 훈련을 가지기는 한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에도 6개월 앞서 현지로 날아갔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리그가 한창이었던 유럽파는 데려갈 수 없었다. 실제로 2010년 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 가운데 6개월전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선수는 12명에 불과했다. 월드컵경기장을 쓰지도 못했다. 6개월 전이어서 기후도 정반대였다. 그저 현지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가졌다는 것에만 만족해야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단은 계획서만 만든 상태다. 하지만 브라질전지훈련의 효과는 의문이다. 유럽파가 올 수 없다. 이제 A대표팀은 국내파보다는 유럽파의 비중이 더 크다. 유럽파가 없는 브라질전지훈련은 반쪽짜리다. 차라리 그 시간에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유럽파와 국내파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월드컵에서 상대할 팀의 약점을 찾아다니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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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결국 해답은 아시안컵이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만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갈 수 있다. 일본 역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면서 컨페더레이션스컵 진출권을 따냈다. 이제부터라도 아시안컵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대회로 생각했다. 월드컵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었다. 우승을 노리기보다는 월드컵 예선을 위한 평가의 무대로만 활용했다. 이제는 그럴 수 없다.

다음 아시안컵은 2015년 호주에서 열린다. 경쟁은 치열하다. 일본은 2연패를 노린다. 홈팀 호주도 만만치 않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자존심을 세우고자 한다. 아시아 강호들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한국도 우승을 노린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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