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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한달반 손발을 맞춘 한국의 '무명 복식조'가 만리장성을 뛰어넘었다. 지난 5월18일 파리 팔데 옴니스포르 드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펼쳐진 파리세계선수권, 이상수(23·삼성생명)-박영숙(25·한국마사회)조와 왕리친-라오징웬조의 혼합복식 준결승은 '명불허전'이었다. 이상수의 장기인 포어핸드드라이브와 박영숙의 장기인 왼손 백드라이브 스핀이 신들린 듯 꽂혔다. 2007년 세계선수권자이자 '중국탁구의 자존심' 왕리친(세계랭킹 9위)의 라켓이 연신 허공을 갈랐다. 4대1로 중국을 누르고 10년만에 결승에 올랐다.
경기력뿐 아니라 경기 매너에서도 '코리아'의 클래스는 빛났다. 이상수는 피말리는 중국전, 심판의 오심에 먼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스포츠맨십으로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박영숙은 2009년 카타르오픈 출전 중 뇌종양으로 돌아가신 '딸바보' 아버지의 사진을 품고,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박영숙의 은메달 후 코멘트는 겸허했다. "태릉에서 너무 힘들어 며칠 연습에 소홀했던 적이 있다. 금메달을 아깝게 놓치고 나서 그때 생각이 났다. 그 소홀했던 시간 탓이라고 생각했다. 패배가 받아들여지더라."
'극강의 혼합복식조' 박영숙-이상수는 30일 개막하는 부산아시아선수권에서 또한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회를 앞두고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5월 MVP에 선정됐다.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