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만 안긴 '센트럴킴', 더 커진 최강희호 고민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6-05 14:06


◇김보경의 레바논전 부진으로 최강희호의 중앙 고민은 더 커지게 됐다. 김보경이 올림픽대표팀 시절이던 지난해 8월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봉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골 찬스가 무산되자 아쉬워 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우려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걱정만 더 커졌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을 원했던 김보경(24·카디프시티)이 레바논전에 선을 보였다. 보직은 원하던 중앙이었다. 부진했다. 패스 뿐만 아니라 움직임 등 총체적인 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선에서 종횡무진한 이청용(25·볼턴)과의 연계플레이도 찾기 힘들었다. 김보경은 후반 40분 지동원(22·아우크스부르크)에게 바통을 넘긴 뒤 벤치로 물러났다.

김보경에게 걸린 기대가 컸던 승부다. 2012~2013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막판 소속팀에서 보여준 활약이 주목됐다. 초반 적응기를 보낸 김보경은 그동안 줄곧 뛰었던 측면이 아닌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28경기 2골-2도움의 첫 시즌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도 올렸다. 측면에 포진한 크레이그 벨라미와의 연계 플레이가 나쁘지 않았고, 전방 지원 뿐만 아니라 2선 침투 및 마무리도 합격점을 받았다. 말키 맥케이 카디프시티 감독은 다음 시즌 김보경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A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김보경은 "A대표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활약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제외하면서 김보경의 바람은 이뤄졌다. 그러나 85분을 뛰는 동안 보여준 것은 없었다.

애매한 활용법이었다. 패스나 침투 무엇 하나 시원스러운 게 없었다. 이청용 뿐만 아니라 원톱 이동국(34·전북)과도 역할 분담이 되지 않았다. 왼쪽 측면에 포진한 이근호(28·상주)가 부진했고, 이동국이 상대 밀집 수비에 막혀 활로를 개척하지 못한 것은 활약을 위축케 한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공격 전개 상황에서 쉽게 공간을 찾지 못한 채 드리블에 의존하다 상대 수비에 걸리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레바논전을 통해 교훈을 얻은 김보경이 남은 최종예선 2연전을 통해 부활할 수도 있다. 하지만 1주일 남짓한 시간에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 최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만한 부분이다. 대안을 찾기도 힘들다. 김보경을 대신했던 지동원도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측면에서 부진했던 이근호를 중앙으로 옮기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백업 요원 이승기(25·전북)도 중앙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근호는 패스, 이승기는 국제무대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꼽혀 레바논보다 한 수 위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활약 여부를 장담하긴 쉽지 않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