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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들썩이게 한 '강남스타일'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탈리아 인종차별주의자에게는 그저 '몸부림'일 뿐이었다.
이탈리아 축구장의 인종차별은 유명하다. 1992년 12월 네덜란드 출신의 흑인 선수 루드 굴리트(당시 AC밀란 소속)는 경기를 앞두고 '노 알 라찌모(No al razzimo·인종차별행위에 반대한다)'라는 슬로건을 들고 항의했다. 잉글랜드 출신 흑인 선수 폴 인스도 인터밀란에서 뛰던 1995년과 1997년 인종 차별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최근에도 이같은 일은 계속되고 있다. AS로마와 라치오가 특히 심하다.양 팀 모두 수도 로마를 연고로 하고 있다. 최근 유럽 경제 위기로 로마는 심각한 불경기에 신음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어버린 로마의 일부 시민들은 '이민자'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 특히 극우적인 성격이 강한 축구 서포터들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라치오 서포터들도 지난해 11월 토트넘(잉글랜드)과의 2012~2013시즌 유로파리그 홈경기에서 유대인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또 10명의 토트넘 서포터는 로마 시내의 한 술집에서 라치오 서포터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라치오는 과거 파시스트 지도자인 베니토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았다. 일부 라치오 서포터들은 여전히 파시즘을 신봉하고 있다. 런던 유대인 밀집지역에 있는 토트넘에는 유대인 서포터들이 많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라치오 구단에 서포터 관리 책임 미흡을 이유로 홈 1경기 개최권 박탈 징계를 내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