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운명의 3연전, 마무리 준비하는 최강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5-27 17:28 | 최종수정 2013-05-28 08:28


◇최강희 감독이 27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A대표팀 훈련에 앞서 폴대를 점검하고 있다. 레바논 원정을 떠나는 A대표팀은 28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한다. 파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

"최종예선까지만 A대표팀을 이끌겠다."

최강희 감독의 A대표팀 취임 일성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을 달성하면 자신이 이끌었던 전북 현대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대한축구협회의 밀실행정으로 경질된 조광래 전 감독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행이 불투명했던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최 감독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본선에 가더라도 A대표팀이 연속성 없이 흘러갈 것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는 '책임론'으로 불거졌다. 3차예선을 넘어 최종예선으로 건너온 뒤에도 최 감독의 거취는 이슈가 됐다. 그 때마다 최 감독은 초심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흘렀다. 최강희호는 8회 연속 본선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에닝요 귀화 논란과 이동국-박주영 조합 활용에 대한 엇갈린 시선,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 대패 등 숱한 파도를 잘 이겨냈다. 6월에 펼쳐질 최종예선 3연전을 통해 브라질로 가는 항해의 종지부를 찍는다. 최 감독의 다사다난 했던 대표팀 스토리도 방점을 찍게 된다.

마지막까지 순탄치 않은 여정이다. 3차예선에서 조광래호 침몰의 원인을 제공한 레바논 원정이 첫 고비다. 전력 면에서 한국이 한 수 위지만 시차와 어수선한 분위기, 안방에서 펄펄 나는 상대 전력 등 걱정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레바논전 결과에 따라 안방으로 돌아와 치르는 우즈베키스탄(11일)-이란(18일)전까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승부수를 띄웠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제외했다. 베테랑 김남일(인천)을 불러 들였으나, 중원 다지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시즌 일정을 진행 중인 곽태휘(알샤밥) 김창수(가시와)는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박주호(바젤) 김영권(광저우)은 레바논 베이루트 현지로 합류하는 부분도 완벽한 조직력을 다지겠다는 최 감독의 구상과 맞지 않는 부분이다. 소집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백업요원으로 점찍었던 황지수(포항)마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가 겹쳤다.

최 감독은 어떤 생각일까. 최 감독은 대표팀 소집일인 27일 "일단 레바논전에 집중하겠다. 선수들이 일사분란하게 준비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몸상태를 유지한다면 해 볼 만하다. 준비를 정상적으로 잘 한다면 레바논을 잡고 남은 홈 2연전을 준비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최종예선 3연전에서) 당연히 3연승을 하고 싶다. 마음 속으로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대표팀이 긍정적, 부정적인 여러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여기에 모인 선수들과 함께 내용 뿐만 아니라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바논전의 핵심으로 꼽은 것은 컨디션과 기량 유지다. 레바논의 전력에 대비해 A대표팀이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최 감독은 "레바논은 우리가 평소대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꺾을 수 있는 팀"이라며 "경기장 음식 등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경기는 물러서선 안된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상대는 최근 안방에서 치른 10경기 중 2실점을 한 경기가 단 한 번 뿐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굉장히 강한 면모도 보이고 있다. 분명히 이겨야 하는 경기인 만큼 안정적으로 가야 하지만, 소극적으로 나서다 자칫 망칠 수도 있다"며 고심을 털어놓기도 했다.

A대표팀은 28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전지훈련지인 두바이에 도착한다. 29일(이하 한국시각)부터 31일까지 훈련을 실시한 뒤 1일 결전지인 베이루트로 이동할 계획이다. 레바논과의 맞대결은 5일 열린다. 최강희호의 마지막 도전이 시작됐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