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 "정신력으로 얻은 승리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5-12 16:24


◇김학범 감독이 지난 3월 31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울산 현대와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김학범 강원FC 감독은 첫 승에도 불구하고 담담했다. 지난 10경기 동안 애써 참은 마음고생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강원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성남 일화와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후반 11분 터진 웨슬리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2대1로 이겼다. 앞선 클래식 10경기에서 무승(5무5패)에 그쳤던 강원은 비원의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승점 8이 되면서 전날 FC서울에 패한 대전 시티즌(승점 7)을 제치고 12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같은 더위에는 기술보다 정신력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잘 받아들여줬던 것 같다"며 "날씨가 이렇게 더운 날 서 있기도 힘들다. 혼신의 힘을 다 했다. 우리나 성남 모두 최선을 다 한 경기였다"고 평했다.

강원은 앞서 좋은 경기를 하고도 역전패를 당하는 등 지독한 무승 불운에 울어야 했다. 지난달 서울 원정에선 후반 막판까지 두 골을 앞서다 10분 사이 3골을 내주며 패한 경우도 있었다. 김 감독은 "매 경기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도 안되더라.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실 (지도자 인생에) 10경기씩 못 이겨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내가 흔들리면 선수들이 흔들린다. 많이 감추려 했다.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 당해 무너졌던 경기가 많았는데 이런 부분을 잘 이겨낸 것 같다. 이전에는 피해 다니고 등 돌린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첫 승을 올렸지만 갈 길이 멀다. 김 감독이 바라보는 강원의 미래는 어떨까. "이기면 다 좋은 것 아니겠는가, 선수들이 잘 느낄 것이다. 앞으로 잘할 것이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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