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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철(23)이 지지 않는 전남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또 한번 위기의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강호 전북을 상대로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11일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전남-전북전 후반 47분, 1-2로 패색이 짙던 인저리타임, 후반 47분 전현철의 발끝이 또한번 빛났다.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골을 향한 집념은 강렬했다. 기적같은 '버저비터 동점골'에 홈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광양극장'이었다.
지난시즌 22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던 전현철이 올시즌 10경기에서 벌써 3골을 터뜨렸다. 자신을 알아주고 믿어주는 스승 밑에서 펄펄 날고 있다. 골도 골이지만, 3골 모두 팀을 구한 '영양만점' 골이다. 지난 3월 13일 대구 원정(1대1 무), 0-1로 뒤지던 후반 38분 전현철의 짜릿한 질주가 시작됐다. 하프라인에서 시작해 수비수 5명을 제치며 터뜨린 동점골은 '메시 빙의골'로 회자되며 주목받았다. 한달 후인 4월13일 대전전(3대1 승) 심동운의 첫골에 이어 전반 33분 추가골을 밀었다. 그토록 목말랐던 시즌 첫승을 선물했다. 한달만인 11일 전북전(2대2 무)은 전남에게 대단히 중요했다. 하 감독은 전북-수원-서울 등 강팀과의 3연전을 향후 전남의 운명을 시험할 승부처로 봤다. 인저리타임 전현철의 극적인 동점골로 전북과 비겼다. 지지 않는 전남의 자신감과 전투력은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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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철은 골 욕심 많은 골잡이다. 하 감독은 애제자 전현철을 특별대우하지 않는다. 잘 아는 선수인만큼 기용에 있어 오히려 더 혹독한 잣대를 적용한다. 10경기에서 5경기에서 후반 교체출전했다. 전현철은 스승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한다. '더 열심히,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이유다. 경남전 직전 몸이 무척 가벼웠다. 그러나 후반 인저리타임에서야 기회를 받았다. 마음을 더 독하게 먹었다. 개인훈련에 집중하며 체중도 3㎏나 줄였다. 이어진 강릉시청과의 FA컵 32강전 모처럼 선발 기회를 받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28명의 키커가 나선 '네버엔딩' 승부차기를 보며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서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북전이 열리기 직전 잠시 눈을 붙이다 꿈을 꿨다. "선발로 출전해 1골을 넣고, 1골은 골대에 맞는 꿈이었다"고 했다. 꿈이 이뤄졌다. 후반 11분 이현승을 대신해 교체출전했다. 간절했다. 승부처에서 또다시 기적같은 동점골을 쏘아올렸다. 7경기 무패를 이끄는 짜릿한 골이었다. '복덩이' 전현철, 전남 불패의 아이콘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