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또 동점골'전현철,전남불패의 아이콘이 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5-12 11:16



전현철(23)이 지지 않는 전남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또 한번 위기의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강호 전북을 상대로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11일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전남-전북전 후반 47분, 1-2로 패색이 짙던 인저리타임, 후반 47분 전현철의 발끝이 또한번 빛났다.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골을 향한 집념은 강렬했다. 기적같은 '버저비터 동점골'에 홈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광양극장'이었다.

U-리그 득점왕 출신의 전현철은 지난해 성남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부경고 시절 단짝 윤빛가람과 함께 고교 최강을 달렸고, 아주대 시절 하석주 감독과 함께 무패 우승신화를 썼다. 하 감독의 만류를 무릅쓰고 대학교 3학년때 프로행을 택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사제는 거짓말처럼 재회했다. 시즌 직전인 지난 2월 전현철의 전남행이 극적으로 확정됐고, 하 감독과 전현철은 거짓말처럼 다시 만났다.

지난시즌 22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던 전현철이 올시즌 10경기에서 벌써 3골을 터뜨렸다. 자신을 알아주고 믿어주는 스승 밑에서 펄펄 날고 있다. 골도 골이지만, 3골 모두 팀을 구한 '영양만점' 골이다. 지난 3월 13일 대구 원정(1대1 무), 0-1로 뒤지던 후반 38분 전현철의 짜릿한 질주가 시작됐다. 하프라인에서 시작해 수비수 5명을 제치며 터뜨린 동점골은 '메시 빙의골'로 회자되며 주목받았다. 한달 후인 4월13일 대전전(3대1 승) 심동운의 첫골에 이어 전반 33분 추가골을 밀었다. 그토록 목말랐던 시즌 첫승을 선물했다. 한달만인 11일 전북전(2대2 무)은 전남에게 대단히 중요했다. 하 감독은 전북-수원-서울 등 강팀과의 3연전을 향후 전남의 운명을 시험할 승부처로 봤다. 인저리타임 전현철의 극적인 동점골로 전북과 비겼다. 지지 않는 전남의 자신감과 전투력은 급상승했다.


전현철은 이날 경기 후 "후반전 두번째 골을 먹고 나서도 그라운드 안에서 우리끼린 괜찮다 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선실점할 경우 지는 경우가 많았다는데, 올해 우리는 골을 먹더라도 따라갈 수 있는 끈끈한 팀이 됐다"며 웃었다. 이날 첫선을 보인 뽀글뽀글 파마머리 역시 화제가 됐다. "분위기 전환하려고 스타일을 바꿨는데, 완전 '아줌마 스타일'이 됐다. 아이돌처럼 하고 싶었는데 너무 뽀글하게 나왔다. 동료들이 놀리지만 분위기도 좋고 괜찮다"며 웃었다.

전현철은 골 욕심 많은 골잡이다. 하 감독은 애제자 전현철을 특별대우하지 않는다. 잘 아는 선수인만큼 기용에 있어 오히려 더 혹독한 잣대를 적용한다. 10경기에서 5경기에서 후반 교체출전했다. 전현철은 스승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한다. '더 열심히, 더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는 이유다. 경남전 직전 몸이 무척 가벼웠다. 그러나 후반 인저리타임에서야 기회를 받았다. 마음을 더 독하게 먹었다. 개인훈련에 집중하며 체중도 3㎏나 줄였다. 이어진 강릉시청과의 FA컵 32강전 모처럼 선발 기회를 받았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28명의 키커가 나선 '네버엔딩' 승부차기를 보며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서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북전이 열리기 직전 잠시 눈을 붙이다 꿈을 꿨다. "선발로 출전해 1골을 넣고, 1골은 골대에 맞는 꿈이었다"고 했다. 꿈이 이뤄졌다. 후반 11분 이현승을 대신해 교체출전했다. 간절했다. 승부처에서 또다시 기적같은 동점골을 쏘아올렸다. 7경기 무패를 이끄는 짜릿한 골이었다. '복덩이' 전현철, 전남 불패의 아이콘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