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징크스 탈출 바람' 거세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5-08 08:51



'징크스'의 세계는 오묘하다.

왜 안깨지는지, 왜 못깨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비밀들이 풀리지 않기에 더 흥미롭기도 하다. 그런데 올시즌은 다르다. '징크스 탈출 바람'이 거세다. 해묵은 징크스들이 하나, 둘씩 깨지고 있다. '천적관계'를 청산하고 있는 K-리그 클래식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FC서울-전북-수원의 얽히고 설킨 '삼각 징크스'다. 서울은 수원에 약했다. 지난달 14일 슈퍼매치 전까지 FA컵을 포함해 8경기 연속 무승(1무7패)의 늪에 빠졌다. 수원은 전북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다. 2008년 9월 27일 이후 전북과의 12차례 충돌에서 5무7패로 부진했다. 전북은 서울에 힘을 못썼다. 2010년 8월 25일 이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3무4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각 징크스' 중 두 고리가 끊겼다. 수원이 먼저 전북전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3월 30일 2대1로 승리했다. 전북도 서울전 무승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이승기의 '어린이날' 결승 축포로 1대0 신승을 거뒀다. 반면, 서울만 아직 징크스에 사로잡혀 있다. 이번 시즌 수원과의 첫 맞대결에서도 아쉽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1대1로 비겼다. 연속 무승 경기수는 '9'로 늘어났다.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벗어난 팀에는 인천과 성남, 부산, 경남, 대전도 포함된다. 인천은 9년 만에 쾌재를 불렀다. 인천은 서울 원정경기에서 2004년 10월 이후 13경기 연속 무승(5무8패)이었다. 역사를 바꿨다. 3월 9일 시즌 첫 맞대결에서 3대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성남은 '홈 무승 징크스'를 청산했다. 310일을 기다렸다. 성남은 지난해 6월 9일 경남전(2대0 승) 이후 10개월 넘게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기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거함' 전북을 2대1로 꺾고 홈 승리를 챙겼다. 징크스 극복은 상승세로 이어진다. 성남은 전북에 이어 서울과 울산 등 강호들을 잇따라 제압하고 3연승을 질주했다.


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와 부산의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부산 골문 앞에서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대구FC
'단디축구' 부산은 대구 원정 징크스를 날려버렸다. 2003년 4월 27일 이후 1승4무6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2011년 7월 9일 3대2로 이긴 것이 유일했다. 그러나 어린이날 승리를 챙겼다. 1대0 신승이었다. 대구 원정은 더 이상 '무덤'이 아니었다. 경남도 '징크스 탈출 바람'을 탔다. 2008년 9월 21일 이후 서울 원정 6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3월 30일 서울과 2대2로 비겼다. 대전은 인천 무승 징크스를 깼다. 2010년 10월 9일 이후 2무6패로 승리가 절실했다. 3월 31일 징크스를 타파했다. 대전은 2대1로 제압하면서 올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견고한 징크스는 존재한다. 포항은 서울 원정만 가면 승리가 없다. 2006년 8월 30일 이후 2무8패다. 시즌 개막전에서도 2대2로 비겼다. 전남과 인천은 물리고 물렸다. 전남은 인천을 이기고 싶어한다. 17경기째 무승(12무5패)에 허덕이고 있다. 4월 16일에도 0대0으로 비겼다. 헌데, 인천은 전남 원정만 가면 힘들어한다. 2007년부터 8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최근 4경기에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섬팀' 제주는 '전주성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는 2006년 3월 18일 이후 전북에 11경기 연속 무승(3무8패)에 허덕이고 있다. 4월 6일에도 1대2로 패했다. 제주는 원래 전북에 약했다. 연고지를 이전하기 전에도 2001년 이후 5무15패를 기록했다. 강원도 전남 징크스에 사로잡혀 있다. 2010년 6월 2일 이후 5무5패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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