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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독수리 더비', FA컵 32강전 스타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5-07 09:19



FA컵 최대 매력은 한 장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이다.

한국은 4장의 ACL 진출권을 쥐고 있다. 한 시즌내내 땀을 쏟아야 하는 K-리그에 3장, 단기전인 FA컵 우승팀에 1장이 돌아간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2013년 FA컵 32강전이 8일 열린다. K-리그 클래식(1부) 14개팀이 드디어 사선에 선다. K-리그 챌린지(2부) 6개팀과 아마인 내셔널리그 6개팀, 챌린저스리그 2개팀, 대학 4개팀이 프로의 벽에 도전장을 냈다.

FA컵은 클래식 팀들에 치명적인 유혹을 갖고 있다. 32강→16강→8강→4강→결승전, 5경기만 승리하면 우승이다. ACL에 진출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무대다.

함정도 있다.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FA컵은 이변과의 전쟁이다. 반란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칼레의 기적'은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1999~2000시즌의 프랑스 FA컵이었다. 정원사, 수리공 등으로 구성된 4부리그의 칼레는 2부 리그 칸, 릴에 이어 1부 리그 스트라스부르와 디펜딩챔피어 보르도마저 꺾고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국내의 FA컵도 이변이 상존한다. 아마추어팀들은 '밑져야 본전'이다. 올해 K-리그 승강제 원년이다, 챌린지 6개팀의 도전도 관심이다. 상주 상무의 경우 무늬만 2부다. 울산의 이근호 이 호 이재성, 수원의 이상호, 전북의 최철순 이승현 등 1부 출신들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광주도 지난해까지 1부를 누볐다. 안양의 전신은 고양 국민은행이다. 고양 국민은행은 8차례나 프로팀을 꺾은 '저승사자'였다. 울산현대미포조선, 용인시청, 강릉시청, 경주한국수력원자력, 목포시청, 김해시청 등 내셔널리그도 만만치 않다.

챌린저스리리그의 이천시민축구단과 전북매일FC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챌린저스리그를 누비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축구가 본업이 아니다. 삶은 터전이 별도로 있다. FA컵 오른 것 자체가 영광이다. 하지만 경기는 경기다. 그들도 이변을 노리고 있다. 연세대, 건국대, 동의대, 숭실대 등 대학 4개팀도 패기를 앞세워 도전장을 냈다.

대진도 흥미롭다. '지지대 더비'가 10년 만에 부활했다. 수원 삼성이 2부의 안양과 16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지지대 더비'는 지난 2004년 2월 안양LG가 서울로 연고이전하기 전까지 수원과 벌이던 지역 라이벌전을 말한다. 수원과 안양을 잇는 1번 국도 고개 '지지대'에서 유래한 두 팀의 격돌은 K-리그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 이후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로 발전했다. 연고 구단을 잃은 안양 팬들은 올해 안양이 2부리그에 참가하면서 응원할 팀을 찾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지지대 더비'의 한 축이다. LG출신인 그는 1999년 프랑스 생활을 청산하고 친정팀 안양 대신 수원을 선택했다. 안양 팬들은 서 감독이 수원 유니폼을 입고 안양종합운동장으로 처음 온 날 그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독수리 더비'도 있다. FC서울은 안방에서 연세대와 승부를 펼친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연세대 출신이다. 연세대를 이끄는 신재흠 감독도 서울의 전신인 럭키금성 출신이라 두 사령탑의 대결이 이채롭다. 지난해 FA컵 챔피언 포항은 숭실대와 32강전을 치른다.

지난해부터 컵대회가 사라졌다. 정규리그와 FA컵, 두 무대밖에 없다. FA컵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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