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저리타임은 교체, 부상 등으로 지연된 경기 시간을 감안해 심판의 재량에 따라 90분 외에 추가로 주어지는 시간을 말한다. 대개 3~4분 정도가 주어지고, 많아야 5~6분 정도다. 그러나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경남간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무려 11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심판의 미숙한 경기 운영과 삐뚤어진 승부욕이 낳은 11분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후반 23분이었다. 마라냥이 윤신영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 전에 경남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었지만 0-1로 뒤지고 있던 제주 선수들이 그대로 플레이를 진행했다. 경남 선수들은 곧바로 불만을 나타냈다. 선수가 넘어지면 공을 바깥으로 차주는 것은 축구의 불문율이다. 제주와 경남 선수들은 몸싸움까지 펼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마라냥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55분 페드로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며 제주의 극적인 2대1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경남은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K-리그 100승 문턱에서 다시 한번 좌절했다. 기록상으로는 버저비터가 나온 명승부였지만 실상은 찝찝한 경기였다. 피해자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