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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경기장에 오지 마세요."
피터보로는 2경기를 남긴 현재 14승9무21패(승점 51)로 전체 24개팀 가운데 강등 마지노선인 21위에 걸쳐 있다.
하지만 같은 승점인 22위 울버햄튼(14승9무21패), 23위 반슬리(13승12무19패)에 골득실에서만 앞서 있어 잔류를 점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들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번엔 명분이 확실하다. 지난 23일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해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한몫했다.
아들 대런이 그런 아버지의 경기장 방문을 막은 건 징크스 때문이다.
대런 퍼거슨 감독은 "2011년 5월 MK돈스와의 리그원컵 4강 1차전에 아버지를 모셨다가 2대3으로 패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 어렵게 결승에 올랐을 때 경기장이 올드 트래퍼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오지 마시라고 했다"고 과거 '트라우마'를 설명했다.
당시 3부 리그 피터버러는 홈 2차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라 허더스필드를 3대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2부 리그 승격 자격도 함께 얻었다.
대런은 "맨유의 우승이 확정된 다음날 아버지께 축하전화를 드렸다"면서 "지난해 맨시티에게 타이틀을 빼앗겨 충격이 크셨는데 굉장히 큰 일을 하셨다"고 기뻐했다.
피터버로는 올시즌 전반 미스터리하게 7연패를 당하며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21경기에서 16패를 했던 팀은 후반 17경기에선 단 3패만 했다. 챔피언십 우승팀인 카디프를 두 번 모두 꺾었지만 최하위 브리스톨에겐 두 번 모두 졌다. 롤러코스터같은 경기력이 문제다.
맨유 유소년팀을 거친 대런 퍼거슨은 1990년 맨유에서 데뷔해 1994년까지 미드필더로 뛰며 한차례 EPL 우승 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27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선수로서의 재능은 없었다.
이후 울버햄튼과 네덜란드 스파르타 로테르담 등을 거쳐 2007년 선수 겸 감독으로 3부리그 피터버러로 이적했다.
2008년부터 감독직에 전념한 그는 2010년 프레스턴 노스엔드를 잠시 맡았다가 2011년 1월 다시 복귀해 팀을 2부리그에 올려놨다.
대런은 퍼거슨 감독이 장남 다음에 낳은 2명의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이다. <스포츠조선닷컴, 사진=TOPIC/Splash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