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성남 일화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가 펼쳐진다. 성남은 3연승, 전남은 4경기 연속 무패다. 빠르고 패기 넘치는 양팀의 충돌이다. 전현철 임종은 등 성남 출신 전남 핵심선수들의 활약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시즌 양팀의 경기는 백중세였다. 3차례 맞대결에선 전남이 1승2무로 앞섰지만, 성남 원정에선 2차례 모두 비겼다.
순위 상승도 가파르다. 7일까지 리그 최하위인 14위의 수모를 겪었다. 14일 10위로 뛰어오르더니 4월21일 8위를 찍었다. 바닥을 치고 랭킹이 수직상승했다. 강팀을 연파하면서 자신감도 급상승했다. 안익수 성남 감독은 "만족은 쇠퇴로 가는 길"이라는 한마디로 선수들의 무한파이팅을 독려하고 나섰다. 전남전에 승리할 경우 지난 2009년 11월29일 포항전 이후 햇수로 4년만에 처음으로 4연승을 거두는 셈이 된다.
팀의 3연승을 이끈 선수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위클리베스트에 성남은 3회 연속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북전에 김동섭(MVP), 제파로프, 박진포, 서울전에 김동섭(MVP), 박진포, 애드깔로스 울산전엔 ,김성준, 전상욱, 윤영선이 돌아가며 선정됐다. 8경기에서 3골을 터뜨린 2라운드 연속 MVP에 선정된 '원톱' 김동섭의 컨디션이 좋다. 김태환 이창훈 김인성 등 발빠른 윙어들의 스피드, 돌파력,투지가 빛을 발하는 가운데 김동섭의 결정력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맞아드는 모양새다. 백업 공격수들 역시 날카롭다. 주중 인천코레일과의 연습경기에선 '전북 이적생' 김 현과 '신인왕 후보' 황의조 등 '영건'들이 잇달아 골맛을 봤다.
성남 출신 '전남 공수의 핵' 전현철-임종은은?
전남은 최근 4경기에서 1승3무로 웬만해선 지지 않는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성남 출신 공수의 핵 전현철 임종은의 활약이 관심을 모은다. 1990년생 동갑내기 전현철과 임종은은 지난 2월 말 나란히 전남 유니폼을 입었다. U-리그 득점왕 출신 전현철은 지난해 드래프트 1순위로 성남에 입단했다. 20세 이하 대표팀,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센터백 임종은은 울산 유스 현대고 출신이다. 울산에서 잦은 부상으로 인해 기량을 꽃피우지 못하다, 지난해 성남에서 38경기를 소화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시즌 개막 직전 극적으로 '동반 이적'이 성사됐다.
아주대 출신의 전현철은 대학시절 자신을 믿어주고 키워준 스승인 하석주 감독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 감독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다. 지난 3월 대구 원정 0-1 패배 위기에서 질풍같은 드리블에 이은 '메시빙의'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구했다. 이종호 심동운 등 23세 이하 공격수들과 경쟁하고 협업하며 끈질긴 전남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꽃미남 수비수' 임종은 역시 오자마자 전남의 중심을 꿰찼다. 올시즌 8라운드 전경기에 출전했다.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시로 오가며, 하 감독의 절대 신임을 받고 있다. "종은이는 영리한 선수다. 어느 자리에 갖다놔도 자신이 역할을 해낸다. 골키퍼 빼고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현철과 임종은은 성남에서 혹독한 동계훈련을 견뎌냈다. 성남을 누구보다 잘 안다. 각오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다. '3연승 성남, 11위 전남쯤이야'라는 세간의 예상평은 어린 선수들의 전투력에 오히려 불을 질렀다. "다른 팀과 할 때보다 더 긴장되고 흥분되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인 것보다 팀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임종은) "어색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겠다."(전현철) 친정팀과의 첫 맞대결을 앞두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