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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성남 감독은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가끔씩 슬쩍 흘리듯 던지는 농담이나 볼을 꼬집는 식의 스킨십이 애정 표현이다. 공식석상에선 잘 웃지도 않는다. 훈련장, 비디오 분석시간 외에는 선수들과 따로 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물론 게으름을 피우거나, 나태하고 무신경한 플레이에는 지체없이 서슬퍼런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야말로 '호랑이선생님'이다. 잘하는 선수, 마음에 드는 선수일수록 더욱 말을 아낀다. 언제나 '매의 눈'으로 관찰할 뿐이다. 진짜 하고 싶은 속이야기는 숙소 내 게시판에 글로 쓴다. 안 감독의 편지는 매주 업데이트된다. 부산 사령탑 시절부터 클럽하우스 내 게시판을 '소통의 도구'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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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선수들은 17일 서울전을 앞두고 전원 합숙중이다. 제파로프, 애드깔로스, 조르단, 레이나 등 외국인 선수들도 자발적으로 합숙에 동참했다. 전북전 이후에도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 동계훈련부터 휴식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선수들은 이제 '휴식보다 훈련'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첫승으로 부담감은 덜었고, 자신감은 올렸다. 겨우내 혹독한 훈련량으로 무장돼 있다. 이젠 어느 팀과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인천에게 1대3으로 완패한 직후 엿본 '무승 성남'의 게시판은 독한 자기성찰의 문구가 가득했었다. 3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된 이석현 한교원 등 인천선수 이름 아래 '우리의 문제로 두 선수를 여기에 있게 했다'고 썼다. 성남선수 한명 없는 베스트 11 포진도 아래 '우리의 모습은 어디에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베스트11엔 김동섭(MVP), 박진포, 제파로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감독의 편지에 선수들이 응답하기 시작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