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더비' 주인공 빠져도 부산엔 '득'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4-15 18:08 | 최종수정 2013-04-16 06:04


윤성효 부산 감독.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윤성효 더비'에 주인공이 빠지게 됐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17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릴 수원 삼성과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벤치에 앉지 못한다. 윤 감독은 13일 울산전(0대0 무)에서 후반 추가시간 미드필더 이종원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에 격렬하게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오묘한 일전을 앞두고 자리를 비우게 된 윤 감독이다. 친정 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서다. 윤 감독과 수원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윤 감독은 1996~2000년까지 수원에서 현역선수로 활약했다. 은퇴도 수원에서 했다. 2000~2003년에는 수원 코치를 역임했다. 지난 3년간은 수원 사령탑을 맡았다. 생애 처음으로 수원을 적으로 상대해야 한다.

윤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된 부산은 득일까, 실일까.

윤 감독은 평소 스타일대로 덤덤한 반응이었다. 그는 "내가 벤치를 지키든, 지키지 못하든 중요치 않다. 진정한 주인공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실보다 득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자신의 결장이 오히려 선수들의 응집력을 유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부산 선수들은 7일 '안익수 더비'인 성남전(2대0 승)부터 강한 결속력에 대한 효과를 제대로 봤다. '하나로 뭉치기만 하면 넘기 힘든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다'는 무한 자신감을 얻었다. 13일 울산전에서도 그 힘이 발휘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울산에 분명 뒤졌지만, 부산 선수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부산의 젊은 피들에게 이번에도 똘똘뭉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첫째, 윤 감독의 체면 살리기다. 수원에서 경질된 뒤 부산으로 건너온 윤 감독의 설움을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굴뚝같다. 둘째, '강팀 킬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부산은 지난달 17일 '디펜딩챔피언' FC서울을 1대0으로 제압했다.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수원마저 꺾을 경우 타팀에서 더 이상 부산을 쉬운 상대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 마지막으로 수원전은 상승세의 기로다. 수원을 넘어서면 더 높이 질주할 수 있다. 이후 중하위권인 성남, 대전과 일전을 펼친다.

윤 감독의 결장이 부산 신예들의 피를 끓게 하는 발화점이 될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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