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김동섭 1골1도움,전북에 2대1승,홈15경기 무승 끊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4-14 15:54 | 최종수정 2013-04-14 15:53


'성남의 원톱' 김동섭(24)이 드디어 터졌다. 성남 일화가 '닥공' 전북 현대를 꺾었다. 김동섭의 1골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리그 첫승을 신고했다. 홈 15경기 무승의 지긋지긋한 사슬을 끊어냈다.

성남은 14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전북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14분 김동섭의 선제결승골, 후반 35분 김인성의 쐐기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전반 14분 '치타' 김태환이 하프라인부터 폭풍질주를 시작했다. 특유의 스피드가 빛났다. 동갑내기 김동섭과는 20세 이하 대표팀, 올림픽대표팀에서 동고동락하며 눈빛을 맞춰온 절친이다. 페널티박스 앞에서 수비를 따돌리며 뒤로 슬쩍 흘린 볼을 김동섭이 놓치지 않았다. 낮게 깔리는 침착한 슈팅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4분 역습상황, 또다시 김동섭의 발끝에서 추가골이 시작됐다. 라인 직전에서 쇄도하는 김인성을 향해 킬패스를 건넸다. '모스크바 신데렐라' 김인성이 하프라인에서 김동섭의 움직임을 보고 50m 이상을 빛의 속도로 주파했다. 김동섭의 침착한 크로스와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인성의 타이밍이 완벽했다. K-리그 클래식 데뷔골이자 시즌 첫승을 자축하는 쐐기포가 터졌다.

이날 성남은 김태환 이창훈 제파로프를 활용한 빠른 공격으로 전북을 압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한윤이 포백라인과 결합하며 수비벽을 두텁게 쌓았다. 김정우가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동국 에닝요 레오나르도 등도 성남의 촘촘한 수비라인에 고전했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케빈과 서상민을 투입하며 '닥공'의 수위를 높였다.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의 피로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스피드와 체력에서 성남에 밀렸다. 후반 22분 성남 역시 많이 뛴 김성준과 이창훈을 김평래 김인성과 교체하며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전투력을 높였다. 후반 26분 오른쪽에서 박진포와 끊임없이 경쟁하던 전북 풀백 박원재가 박진포의 유니폼 뒤쪽을 손으로 잡아채며 레드카드를 받아들었다. 전북은 수적 열세속에 포백라인이 와해되며 위기를 맞았다. 김인성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한 이후 전북의 거센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42분 이동국의 강슛이 골키퍼 전상욱의 선방에 걸렸다. 떨어지던 세컨드볼을 에닝요가 쇄도하며 밀어넣었다. 한골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성남에게 시즌 첫승은 특별함 그 이상이다. 지난해 6월 9일 경남에게 2대0으로 승리한 이후 홈 15경기(4무9패)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3일 인천전 이후 홈 6연패 늪에 빠졌다. 김동섭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동섭 개인으로서도 의미있는 골이다. 지난해 8월11일 제주-광주전에서 골을 기록한 이후 8개월만에 골맛을 보게 됐다.

경기 직전 김동섭의 부진을 언급하자 안익수 성남 감독은 애제자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표했다. 동계훈련 기간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망설임없이 김동섭을 꼽았었다. 부진의 이유를 묻자 "다 내가 못가르친 탓"이라며 웃었다. "늘 열심히 하고 있다. 내가 돌파구를 마련해주지 못하는 것같다. 한번 터지면 봇물 터지듯 터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제자의 편을 들었다. 그 믿음에 김동섭이 응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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