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진성(29·포항)은 올 겨울 유독 추운 겨울을 보냈다.
뚜껑을 연 결과, 희망론이 정답이었다. K-리그 클래식 5경기에서 황진성은 2골2도움을 올렸다. 10일 히로시마와의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조별리그 G조 4차전에서는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22분 동점골을 넣으며 팀 무패 행진을 지켰다. 세간의 우려를 날려버릴 만한 맹활약이다. 패스와 움직임, 결정력 등 '황카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럼에도 황진성의 표정은 담담하다. "오랜 기간 포항에서 활약을 해왔다. 2주 간 훈련한 뒤 시즌에 돌입하기는 했으나, 선수들과의 호흡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포항은 외국인 선수 없는 순혈주의로 올 시즌을 치르고 있다.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외국인 선수에 의지하지 않는 것은 황선홍 감독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도전이다. 포항은 클래식과 ACL 등 시즌 9경기에서 무패(4승5무)를 달리면서 초반 우려를 무색케 만들었다. 이럼에도 우려가 남는다. 다른 팀에 비해 가용폭이 좁은 스쿼드 탓에 피로누적 문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6월부터는 힘겨운 흐름에 놓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황진성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나 우리 선수들 모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결속력은 더 좋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히로시마전 결과는 무승부지만, 내용상으로는 우리가 압도했다"며 "매 경기 준비한 부분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체력적인 문제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핵심은 자신감이다. 황진성은 "상승세가 이어지다보니 이제는 선제골을 먹어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ACL에서도 16강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웃었다.
포항 잔류를 택한 황진성에게 올 시즌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재계약 첫 해일 뿐만 아니라 '병역 미필'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구단과 동료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황진성은 "책임감보다는 즐겁게 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