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천수를 통해 본 스타의 중요성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4-01 16:13 | 최종수정 2013-04-02 08:23


31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13 프로축구 대전과 인천의 경기가 열렸다. 시합을 마친 인천 이천수가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31.

"와~~!"

지난 31일 대전과 인천의 경기가 펼쳐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이날 경기장에는 1만103명의 팬들이 찾았다. '풍운아' 이천수(인천)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가 몸을 풀 때부터 박수가 터져나왔다. 후반 7분 마침내 이천수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경기장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그가 볼을 잡을때마다 관중들은 열광했다. 모든 눈과 귀를 한 곳에 쏠리게 한 것, 그것만으로도 스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소위 '이름값'이라는 말을 한다. 스타들의 이름값에는 '기대감'이 담겨있다. '다음에는 어떤 플레이를 펼칠까', '그라면 반드시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줄거야'라는 기대감 말이다. 31일 복귀전은 이천수가 1년6개월여만에 치르는 경기였다. 스피드, 기술, 킥감각 모두 '사기유닛'이라 불렸던 전성기 때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관중들 모두 이천수가 아직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팬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슈팅이 골문을 빗나가도, 드리블이 막혀도 관중들은 응원을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그가 무언가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다. 이천수의 등장으로 인천-대전전은 A매치 못지 않은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스타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아무리 치열한 경기라도 집중할 대상을 찾지 못하면 재미없다. 일반 팬들이 K-리그 클래식 경기보다 A매치를 재밌다고 하는 것은 눈길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가 직접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기대감으로 팬들을 들썩이게 하는 것이 바로 스타의 능력이요, 존재가치다.

올시즌 클래식에는 수많은 별들이 존재한다. 방황을 거듭하던 이천수가 돌아왔고, 북한대표팀 출신의 자이니치 정대세가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간때문이야', '차미네이터' 등 갖가지 모습으로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차두리가 FC서울로 이적했다. 축구팬이 아닌 사람들도 이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스타의 존재는 클래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각 팀들은 더 많은 스타를 만들 필요가 있다. 팬들은 스토리에 열광한다. 프로에 발을 들인 선수는 모두가 화려한 과거, 눈물젖은 과거를 품에 안고 있다. 선수마다 스토리를 발굴해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구단의 의무다. 관중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스타 마케팅이다. 조용했던 인천을 바꾼 이천수의 복귀전은 스타 마케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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