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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그는 멋지게 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최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최 감독도 할 말은 있다. 손흥민의 재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주전으로 나서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손흥민은 좋은 장점을 가진 선수다. 공격수는 두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좁은 공간에서 볼을 간수하고 세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둘째는 공간이 많을 때 배후를 침투하고 스피드를 바탕으로 드리블을 하는데 특화된 선수들이다. 손흥민은 후자에 가깝다"며 "아시아무대에서는 손흥민의 특성을 살리기 힘들다. 한국과 경기를 하는 아시아팀들은 홈, 원정 가리지 않고 골문 앞에서 밀집수비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치고 받는 경기를 한다면 손흥민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진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크린 능력이나 섬세한 컨트롤 능력이 아직까지는 부족하다"고 평했다.
이같은 상황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전 때와 비슷하다. 당시 A대표팀을 이끌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축구천재'로 칭송받던 박주영을 외면했다. 팬들은 박주영의 A대표팀 발탁을 원했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훅 불면 날아갈 것 같다'며 박주영을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연속골을 넣으며 자신이 A대표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후 박주영은 A대표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그가 활약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측면이 됐던, 중앙이 됐던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손흥민은 카타르전 활약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아니 기존의 주전들을 능가하는 임팩트를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