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가 미국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북중미-카리브해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23일(한국시각) 미 콜로라도주 덴버의 딕스 스포르팅 굿즈 파크에서 가진 미국과의 최종예선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는 환경이었으며, 재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경기장 환경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진행이 됐다. 후반 중반 심판진이 한때 경기를 중단시킬 정도로 거센 눈발이 날렸다. 센터서클과 사이드라인 뿐만 아니라 주변 선수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눈보라가 쳤다. 하지만 심판진은 논의 끝에 경기를 강행하기로 해 결국 전후반 90분을 모두 마무리 했다. 코스타리카 언론은 경기 후 '미국이 우리를 이길 방법은 이 정도 밖에 없었던 듯 하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대표 출신으로 현재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파울로 완초페도 비난 행렬에 가세했다. 완초페는 "국제축구연맹(FIFA) 아래에서는 페어플레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낙담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컨디션의 경기장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기려고 하는 미국축구연맹의 자세는 부끄러움을 넘어 슬픔까지 느끼게 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 경기는 코스타리카가 진게 아니다. 축구 자체의 패배"라며 "제대로 된 경기장에서 재경기를 개최하는게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코스타리카는 최종예선 두 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1(1무1패)로 전체 6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온두라스와의 첫 경기서 패했던 미국은 코스타리카전 승리로 승점 3(1승1패)이 되면서 2위를 달리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