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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라면 김신욱처럼….'
인터뷰 현장에서 지켜본 모습 역시 프로다웠다. 이날 김신욱은 김 감독과 하석주 전남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묵묵히 자신의 인터뷰 순서를 기다렸다. 18일 파주 입소를 앞두고 선수단과 따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김 감독에게 허락을 받은 후 라커룸에서 선후배 동료들과 일일이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한명 한명에게 따뜻한 코멘트를 잊지 않았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내놓은 첫 마디는 "내가 넣은 골이 아니다. (한)상운이형이 넣은 골이다. 밥이라도 사야겠다"였다. 날카로운 왼발 킬패스로 완벽한 골찬스를 만들어준 한상운에게 공을 돌렸다. 환희의 순간,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주변을 먼저 챙겼다. 울산에서 5년차를 맞은 공격수 김신욱의 폭풍성장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김호곤 감독님껜 이제 사랑을 느낀다"고 했다. 늘 한결같이 믿어주는 김태영 코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꼭 써달라"는 말을 몇번이나 했다. 김신욱은 기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터뷰이(interviewee)' 중 한명이다. 소위 '미디어'를 아는 선수다. 달변이다. 영리하다. 반듯하다. 겸손하되 당당하다. 질문의 요지를 순식간에 파악해, '빵 터지는' 기삿거리, 배려와 위트가 넘치는 한마디를 시의적절하게 할 줄 안다. K-리그 선수 인터뷰의 좋은 예로 교본 삼고 싶을 정도다.
"와, 팬서비스 끝내준다." "진짜 착한 선수다." 톱클래스 선수의, 클래스가 다른 팬서비스에 팬들이 감동했다. 김신욱은 팬들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한 후 차를 타고 떠났다.
'프로라면 김신욱처럼….' K-리그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김신욱은 프로중의 프로였다.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