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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구자철 '포커페이스' 깨버린 기성용의 확인 사살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3-18 17:01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중인 '지구특공대' 지동원과 구자철이 함께 입국했다. 지동원과 구자철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와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입국했다. 입국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는 구자철(왼쪽)과 지동원.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18

꽃피는 봄이었다. 18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도 봄내음이 물씬 풍겼다. 꽃봉우리가 트기 시작했고 바람도 한층 따뜻했다. 26일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위해 이날 소집된 A대표팀에서 불어온 따뜻한 소식도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결혼'이었다.

포커페이스 구자철, 절친의 확인 사살

제주 지역 언론은 이날 오전 구자철이 제주 서귀포시에 사는 1살 연상의 여성과 결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6월 중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구자철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보도가 나오기 3~4시간전인 이날 새벽 구자철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함부르크)과 함께 귀국했다. 귀국장에서도 구자철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이번 경기는 승점 3점이 꼭 필요하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희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새벽부터 자신들을 마중하러 나온 여성팬들 30여명에게 둘러싸여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고 선물을 받는데 여념이 없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새신랑의 모습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구자철의 결혼 소식은 '절친' 기성용(스완지시티)에 의해 확인됐다. 기성용은 A대표팀의 오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구자철 결혼' 질문을 받았다.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던 기성용은 "자철이의 결혼소식은 축하할 일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자철의 결혼 소식을 안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밝힌 기성용은 "가정을 꾸리면 행복하게 살 것이다.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고 했다. 기성용의 '확인사살'에 취재진들은 '구자철 결혼 확인'이라는 기사를 송고했다.

대표팀 소집은 '레드카펫'

연예계 스타에게 '레드카펫' 혹은 '공항패션'이 있다면 A대표팀 선수에게는 '소집패션'이 있다. 매번 파주 NFC로 A대표팀이 소집될 때마다 선수들은 자신의 패션 감각을 한껏 뽐낸다. 이날도 예외는 없었다. 특히 날씨도 따듯하게 풀려 선수들은 저마다 멋진 옷을 입고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선수들이 차에서 내려 파주 NFC 본관 정문으로 들어오는 길도 붉은 색이었다. '레드카펫'인 셈이었다.

이날 이동국(전북)은 검은 티셔츠에 푸른색 후드티를 입고서 스포티한 멋을 뽐냈다. 지동원은 검은색 바람막이 자켓을 입고 날렵한 모습을 선보였다. 기성용은 검은색 점퍼와 청바지를 입었다. 김신욱(울산)은 트레이닝복 패션을 입고 등장해 취재진들의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붉은 양말이 포인트였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다들 자신들을 스폰서해주는 업체의 아이템을 입고 나왔다.

'소집패션'의 공식이기도 했다.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스포츠브랜드들은 소집에 앞서 선수들에게 몇가지 아이템을 보낸다. 소집을 할 때 입고 나가주었으면 하는 물품들이다. 최근 매장에서 가장 잘나가거나 주력 상품들 위주로 보낸다. 선수들은 그 가운데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선택한다. 물론 강제 사항은 아니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자신들의 스폰서를 위해 자발적으로 입고 나선다. 프로 의식인 셈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상주 상무 소속의 최철순과 이근호였다. 현역 군인 신분이기에 군복을 입고 파주 NFC에 등장했다. 다만 '짬의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이병인 이근호는 전투복에 전투화를 신었다. 반면 일병인 최철순은 근무복에 근무화를 신고 나서는 여유를 선보였다.

시리아전 취소 여파는

이날 첫 훈련의 또 다른 화두는 '시리아전 취소'였다. 당초 최강희호는 2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시리아와 비공개 평가전을 가지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평가전이 돌연 취소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시리아 축구협회로부터 22일 예정되어 있던 양국 간의 연습경기에 A대표팀을 파견하기 어렵다는 공문을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리아가 내전 상태인데다가 한국과 정식으로 국교를 맺지 않아 비자를 받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전체 선수단의 비자가 나오지 않아 부득이 하게 평가전이 취소됐다.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훈련 스케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22일에는 자체 평가전을 구상하고 있다. 훈련을 잘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얼마나 훈련에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시리아전 취소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면서 "감독님이 알아서 하겠지만 선수들도 훈련 시간이 긴 만큼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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