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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게, 특히 김봉길 인천 감독에게 FC서울은 어떤 존재일까. 결코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 선수들의 정신력도 서울만 만나면 배가 된다. 그래서 더 경기력이 좋다.
2013년 3월 9일, 인천의 '봉길 매직'이 또 한 번 힘을 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라운드에서 지난해 챔피언 서울에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이 서울 원정에서 승리한 것은 2004년 10월 이후 9년 만이었다.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인천에게 무덤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 인천은 6무7패의 지긋지긋했던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2013시즌. 인천은 사실 위기다. 정인환 이규로 정 혁 등 주축 멤버 세 명이 이적해 팀 전력은 약화됐다. 선수단 내에서도 '위기론'은 팽배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김 감독은 지략과 용병술로 서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화려한 2013시즌을 예고했다.
김 감독에게 서울전 승리 소감을 물었다. 두 번의 3대2 역전승 모두 "지도자 경력 중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의미는 그 이상이었다. 김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이적이 많아서 선수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첫 경기에서도 득점을 하지 못하며 불안했다. 그러나 챔피언팀을 꺾었다. 3골도 넣었다. 이 경기 덕분에 선수들이 어느 팀과 대결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원정에서 이겨서 기쁨이 두 배"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을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된다. 올해는 14개팀 모두 약팀이 없다"면서 몸을 낮췄다. 그러나 한 가지 바람만은 명확했다. 수도권의 유일한 시민구단인 인천이 서울 수원 성남 등 수도권 기업구단과 함께 K-리그 클래식에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서울 수원 성남 등 수도권 팀들 중에 강팀이 많았다. 인천이 시민구단이지만 수도권 팀들과 경기를 할때는 '더비'를 형성해 즐거운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은 16일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성남을 상대한다. '수도권 더비'가 클래식 팬들에게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