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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新병기'페드로 K-리그 데뷔골 제주,전남 눌렀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3-02 16:52



"2010년처럼 원하는 축구를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일 전남 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진 전남과의 개막전 직전 만난 박경훈 제주 감독은 조심스럽게 새시즌을 향한 희망을 드러냈다. 2010년 구자철 박현범 조용형 김호준 홍정호 등 성실하고 단단한 멤버로 준우승하며 '제주 돌풍'을 일으켰던 때를 떠올렸다. 공격력 약화를 우려하는 질문에 "2월 오키나와 전훈중 산토스가 떠나게 돼 아쉽긴 하지만, 페드로 안종훈이 상당히 좋다"고 언급했다.

박 감독이 강력추천한 페드로가 K-리그 클래식 개막전 제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9분 날카로운 선제결승골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이날 하석주 전남 감독은 스타팅 멤버 11명 중 8명을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로 구성했다. 임종은 황도연 등 17세 이하 대표팀 시절 동고동락했던 박 감독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황도연 임종은 모두 내가 데리고 오고 싶었을 만큼 좋은 선수들이다. 어리지만 모두 개인기술, 정신력을 갖춘 선수들이기 때문에 상승세를 타면 무서운 폭발력을 갖게 된다. 잠재워야 한다. 풀어놔주면 안된다"고 했다.

초반 양팀이 치열한 탐색전을 벌이는 가운데 등번호 10번을 단 페드로가 단연 눈에 띄었다. 지난 2월 제프유나이티드와의 연습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브라질 스트라이커 페드로가 이날 첫선을 보였다. 박 감독의 전언대로였다. 눈에 띄게 빠르고 날카로웠다.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문전에서 접어넣고 빠져드는 영리하고 유연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패기있게 나선 전남으로서는 전반 28분 이종호의 페널티킥 실축이 뼈아팠다. 홈에서 상승세를 탈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아깝게 놓쳤다. 전남이 흔들리는 사이 제주의 전광석화같은 역습이 시작됐다. 페널티킥 실축 1분만인 전반 29분 배일환의 킬패스에 이은 페드로의 선제골이 터졌다. 침착하고 정확했다. 데뷔전 데뷔골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후반 박경훈 감독은 아껴둔 윤빛가람을 투입하며 중원 패스플레이를 강화했다. 후반 25분 하석주 전남 감독은 이종호 대신 코니를 최전방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제공권, 헤딩력에서 장점을 가진 센터백 코니를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전현철 심동운 박준태 등이 문전에서 파상공세를 벌였지만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전현철은 후반 34분 매서운 슈팅을 날렸고,후반 37분 박선용이 대포알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노렸으나 모두 아깝게 골문을 빗나갔다. 무시무시한 브라질 신흥병기 페드로의 '원샷원킬' 한골이 결승골이 됐다.

제주는 2006년 6월6일 이후 7년만에 전남 홈에서 승리를 꿰차며 지긋지긋한 '광양 징크스'를 훌훌 털어냈다. '어게인(AGAIN) 2010'을 꿈꾸는 박 감독이 첫단추를 잘 꿰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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