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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여의 기다림은 '해피엔딩'이었다. '독도남' 박종우(24·부산)의 진심이 통했다.
IOC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이후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박종우는 축구협회와 면담을 통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김주성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16일 보고서를 들고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FIFA본부를 방문했다.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가 '우발적'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축구협회에 '저자세 굴욕 이메일'을 보낸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FIFA의 장고는 계속됐다. 전례가 없는 사건이기에 고심을 거듭했다. 지난해 10월 FIFA 상벌위는 박종우의 징계 여부를 연기하고 축구협회에 추가자료를 요청했다. 결국 12월 3일 결론을 냈다. A매치 2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410만원의 징계였다. 주위에선 경징계라고 했다. 그러나 박종우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그는 "이 스트레스로 살이 몰라보게 빠졌다"고 고백했다.
박종우는 2개월 뒤 마지막 시판대에 올랐다. IOC집행위원회가 11일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심의를 개최한다고 4일 대한체육회에 전해왔다. 태국 전지훈련 중이던 박종우는 "생갭다 오래 걸렸다. 기다리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마지막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메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러나 못받게 되더라도 올림픽에서 얻은 것들이 더 많다. 메달보다 의미가 크다"고 했다. 박종우는 8일 입국해 체육회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세우고 9일 IOC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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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2시간 뒤. 오매불망 기다리던 결과가 발표됐다. 동메달 수여 확정이었다. 지난 6개월여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순간이었다. 대한체육회는 박종우가 당시 정황을 솔직하게 설명해 징계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종우는 귀중한 동메달 수여에 대한 감사함을 다음달 2~3일 문을 열 K-리그 클래식에서 보답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