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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도 잠시였다.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한 시도민구단들은 내년 시즌 예고된 치열한 생존경쟁을 위해 일찌감치 몸부림을 치고 있다.
14위로 잔류에 성공한 대전도 일찌감치 칼을 빼들었다. 대전은 마지막 44라운드를 하루 앞둔 30일 '유상철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루라도 빨리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감독으로 김인완 부산 수석코치를 전격적으로 임명했다. 유 감독은 작년 6월 대전과 1년6개월 계약을 맺었다.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당초 잔류 확정시 재계약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시즌 막판 기류가 바뀌었다. 시즌 후반 7경기에서 고작 1승(2무4패)에 그치며 강등 우려를 낳았다. 가까스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지만, 구단 고위층은 내년 시즌 '유상철 카드'로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전의 관계자는 "잔류의 공로는 인정하지만, 내년 시즌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모습대로라면 내년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었다"고 했다.
김학범 강원 감독도 내년 시즌을 위해 체질개선을 선언했다. 구단주에 작정한 듯 불만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28일 성남전을 마친 뒤 "강등 경쟁보다 사장이 사퇴를 하고 월급이 체불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가기 힘들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결책이나 방법을 내지않고 구단주가 뒷짐만 지고 있는게 힘들었다. 조금만 나서서 정리하면 이 팀이 이렇게까지 될리가 없었다. 구단주로서 자격도 책임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김 감독이 잔류를 확정한 축제의 날 이같은 발언을 쏟아낸 이유는 내년 시즌 때문이다. 김 감독은 "내년에는 더 어렵다. 시급하다. 이팀이 이렇게 가서는 안되겠다. 그냥 연명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내년 강등팀이 2.5팀인데 시도민구단은 눈 깜빡할 사이에 내려갈 수 있다. 살아남는 방향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