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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결국 현실이 되고나니 충격이었다.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과 대구가 29일 결별했다. 모아시르 감독은 다음달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전과의 K-리그 44라운드를 끝으로 팀을 떠난다.
이야기만 무성했다. 다들 반신반의했다. 모아시르 감독이 대구를 맡은 뒤 팀이 바뀌었다. 팀 내 만연해있던 패배주의를 걷어냈다. 선수들도 하고자하는 집념을 불태웠다.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팀이 그룹 A행을 노리는 팀으로 변모했다. 스플릿이 되는 30라운드까지 그룹 A승선 경쟁을 펼쳤다. 아쉽게 그룹 B로 내려갔다. 하지만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했다. 16개팀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목표 달성은 충분히 했다.
현실이 발목을 잡았다. 재정 상황이 풍요롭지 않았다. 세계 경제가 위축되어 있다. 대구시의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단으로서는 긴축재정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보다 좋은 성적 때문에 선수단 인건비 상승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모아시르 감독은 세 명의 코치진이 함께하는 집단지도체제다. 연봉 인상 뿐만 아니라 사택과 차량, 가족들을 위한 부대비용 등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였다. 구단은 심사숙고한 끝에 28일 밤 모아시르 감독에게 재계약이 힘들겠다고 알렸다.
모아시르 감독은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풍족하지 않은 재정은 알고 있었다. 조금 섭섭한 부분도 있었지만 서로 좋게 결별하기로 했다. 대구 관계자는 "모아시르 감독이 대구에서의 시간이 즐거웠다고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뜻도 전했다. 서로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고 말했다. 현재 모아시르 감독은 중국과 중동 및 다른 아시아 국가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와의 관계가 빨리 정리되면서 향후 거취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대구는 감독 교체에 대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당성증 수석코치를 바로 감독으로 선임했다. 대구 관계자는 "당 코치만큼 대구를 잘 아는 지도자도 없다. 3년간 2군 감독과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모아시르 감독의 체제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 코치가 적임자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