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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기약이 없다.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박지성(31)의 그라운드 복귀 소식이 요원하다. 영국 스포츠 부상, 재활 정보 사이트인 '피지오룸닷컴'은 21일(이하 한국시각)까지 박지성의 정확한 부상 복귀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지성의 부상은 휴즈 감독을 더욱 곤란한 상황에 빠뜨렸다. 휴즈 감독은 7월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박지성의 QPR행을 설득했다. 연봉도 맨유에서 받았던 금액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에서 제시했다. 영국 중소 클럽인 QPR에선 최고 대우였다. 주장 완장도 박지성에게 채웠다. 지난 7년간 맨유에서 보여준 기량과 풍부한 경험을 QPR에서 펼쳐달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박지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데 실패했다. 자연스럽게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QPR은 정규리그 12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개 팀 중 유일하다. 기존 선수들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간 불화도 진화하지 못한 모습이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정작 지난시즌 팀을 강등의 위기에서 구해낸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클럽과 감독을 위해 헌신하지 않고 있어 감정 싸움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QPR 관계자는 "기존 선수들도 EPL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몇몇 새로운 선수들의 경기력과 태도에 실망한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또 "지난시즌 여러 선수가 피와 땀을 흘려가며 팀을 강등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럼에도 몇몇 새로운 선수들이 돈만 신경 쓰고 클럽과 감독에 대해서는 충성을 다하고 있지 않다. 기존 선수들이 화가 많이 났다"고 폭로했다.
그라운드 안팎의 책임은 선수가 아닌 감독에게 돌아간다. 좋지 않은 성적에 뿔이 난 QPR 팬들은 감독 교체를 페르난데스 구단주에게 꾸준하게 요구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좀 더 기다려줘야 한다'는 인내심은 바닥을 쳤다. 18일 사우스햄턴전에선 '해리 레드냅 감독이여! 팀에 와서 우리를 구해달라'(HARRY come and Save us)라는 플래카드까지 선보일 정도로 휴즈 감독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다.
위기 의식을 느낀 QPR 수뇌부는 20일 휴즈 감독과 두 시간 가량 면담을 했다. 필립 베어드 QPR 단장은 일단 휴즈 감독 경질을 보류했다. 그러나 시한부 보류였다. 휴즈 감독은 맨유(25일), 선덜랜드(28일)와의 원정 2연전에서 반드시 시즌 첫 승을 일궈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
이젠 박지성이 휴즈 감독의 구세주가 되어줘야 할 시간이다. 자신을 EPL에서 계속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 휴즈 감독의 눈이 정확했음을 몸소 증명해야 한다. 휴즈 감독도, 박지성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