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현 중등연맹 회장 축구협회장 출마, 판세 영향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11-20 08:48


◇김석한 중등축구연맹 회장

여야의 대립에 이어 제3의 세력이 등장했다.

김석한 중등축구연맹 회장이 1호로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소년 축구 현장을 직접 체험하면서 회장의 역할을 배웠다. 8년 동안 이끌어 온 중등연맹을 뒤로 하고 대한축구협회장직 출마를 결심했다'며 '학창 시절부터 축구의 매력에 빠져서 30년 넘게 각종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면서 축구인들의 조직적 역량과 단결된 힘을 실감했다. 희생과 봉사의 마음으로 투명한 행정력과 내실을 기본으로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축구 명문인 중동중과 보인고를 나왔지만 선수 출신은 아니다. 인조모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성하이텍을 이끄는 기업가로 서울시축구협회 재정담당 부회장에 이어 2005년부터 중등연맹 회장을 맡아왔다. 현재 보인고의 재단인 대주학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김 회장의 출마 선언은 어떤 의미일까. 여야와는 다른 새로운 선이 그어졌다. 여권은 이른바 'MJ(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계'다. 정 명예회장은 16년간 한국 축구를 이끌다 2009년 물러났다. 십수년간 보좌한 조중연 회장이 협회장에 올랐지만 잦은 실정이 도화선이 돼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교통정리는 마무리 단계다. 정 회장의 사촌동생인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회장(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출마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야권의 총수는 두 차례 축구협회장 선거에 도전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이다. 그는 축구계 의견을 수렴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밖에 박근혜 후보의 수행단장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도 대선이 끝난 후 출마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여도, 야도 아닌 '조중연계'로 분류되고 있다. 조 회장은 MJ 측근이었지만 불출마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권과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MJ계도 조 회장에게는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줄기차게 조 회장의 재선 도전을 종용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독자 세력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여권에서 이탈, '조중연계'에서 별도의 후보를 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등연맹은 29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후임에 측근 인사인 방금석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그럼 선거 판세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열린다. 시도협회장 16명과 협회 산하연맹 회장 8명 등 24명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과반수의 표(13표)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김 회장이 당선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축구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투표인단이 24명에 불과해 캐스팅보트는 쥘 수 있다. 2인 이상 입후보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가 결선투표를 다시 치른다. 다수 득표자가 회장에 당선된다. 1~2표 차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여권의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야권인 허 회장 지지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거 막판에는 군소 후보들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새로운 틀이 구축될 가능성도 있다. 김 회장의 출마 선언으로 축구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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