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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명분이 있다, 없다로 갈라져 싸운다.
황무지에서 핀 꽃이었다. 시도민구단이 모두 그렇듯 환경이 늘 발목을 잡는다. 경남은 그나마 시도민구단 중 모범적인 팀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 매년 40억원씩을 지원하던 메인스폰서 STX가 후원금액을 20억원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경남도청에서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 직원과 코칭스태프에게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기댈 곳이 없었다. 성적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묵묵히 시즌 목표치를 달성했다.
2년차 사령탑인 최진한 경남 감독(51)의 스토리다. 올시즌 그는 눈물샘이 마를 날이 없었다. 환희와 아픔이 교차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또 덫에 걸려 있다. 정치 일정에 갇혔다. 도민구단인 경남은 구단주가 도지사다. 김두관 전 지사가 대선 출마로 도지사를 사퇴했다. 다음달 19일 대선과 함께 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구단주의 공백에 최 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무소식이다. 2010년 말 경남 사령탑에 오른 그의 계약기간은 '2+1'이다. 올시즌 후 구단에서 옵션을 행사할 지, 새 계약을 할 지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구단은 도지사 선거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다.
최 감독은 명분을 쥐고 있다. 경남이 내년 시즌에도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결정은 빠를 수록 좋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