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재대결 최강희-오지크, 승자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11-13 10:48


◇최강희 A대표팀 감독(왼쪽)과 홀거 오지크 호주 감독. 스포츠조선DB

2007년 9월은 최강희 A대표팀 감독에게 잊고 싶은 날 중 하나다.

당시 K-리그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 감독은 전 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 자동진출 했다. 상대는 일본 J-리그와 일왕배를 제패한 우라와 레즈, 감독은 현재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홀거 오지크 감독(독일)이었다. 조별리그부터 치르고 8강까지 올라온 우라와에 비해 전북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전북은 일본 원정으로 치른 8강 1차전에서 1대2로 패한데 이어, 1주일 뒤 안방에서 가진 경기에서도 0대2 완패를 당했다. 당시 패배는 최 감독이 대대적인 리빌딩을 단행하고 전북에 닥공(닥치고 공격)을 이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 반면 전북을 꺾은 우라와는 아시아 정상에 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는 3위에 오르는 성과도 기록했다. 이를 지켜보는 최 감독의 눈빛은 끓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

5년이 흘렀다. 두 감독 모두 자리를 옮겼다. 최 감독은 한국, 오지크 감독은 호주 지휘봉을 잡았다. 오지크 감독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마치고 사퇴한 핌 베어벡 감독의 뒤를 이으면서 먼저 대표팀에 발을 들여 놓았다. 최 감독은 지난해 12월 조광래 전 감독의 후임으로 태극전사들을 이끌게 됐다. 사실 그간의 성적표는 최 감독이 더 훌륭했다. 오지크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클럽월드컵 3위의 성과를 남겼음에도 2008년 시즌 개막 직후 경질되어 호주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기까지 한동안 야인으로 지냈다. 최 감독은 2011년까지 전북에서 머물면서 두 차례 K-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대표팀에서의 성과는 비슷하다. 최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에서 승리해 최종예선에 발을 들여 놓았으나, 지난달 이란전 패배로 김이 샌 상황이다. 전북 시절 닥공으로 바람몰이를 했던 기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오지크 감독은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준우승의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세대교체의 답을 찾지 못한 채 노장들을 중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적과의 동침이다. 최 감독과 오지크 감독은 경기 장소인 경기도 화성의 롤링힐스 호텔에서 함께 묵고 있다. 오지크 감독이 지난 9일 입국해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간 반면, 최 감독은 선수단 소집일인 12일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5년 전 오지크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그 감독이 지금 호주 감독이었나"라고 상기하면서 "복수를 생각하면 끝이 없다. 이번 경기를 잘 치르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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