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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퇴축구'에 패배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울산이 10일 아시아 정상에 섰다. 올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총 12경기에서 10승2무를 기록했다. 9경기 연속 승리다. 울산은 K-리그에 10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다. 전신인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 시절 1985~1986시즌 대우로얄스의 우승을 시작으로 성남 일화(1995~1996시즌), 포항 스틸러스(1996~1997, 1997~1998시즌), 수원 삼성(2000~2001, 2001~2002시즌)이 챔피언이 됐다. 2002년 챔피언스리그로 이름이 바뀐 뒤에도 2006년 전북 현대가 정상을 밟았다. 이후 홈앤드어웨이로 치러지던 결승전이 단판 승부로 바뀐 2009년 포항이, 2010년 성남이 나란히 아시아 패권을 거머쥐었다.
16강에서는 숙명의 한-일전이 성사됐다. 배수의 진을 친 울산은 전북을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킨 일본 J-리그 디펜딩챔피언 가시와 레이솔을 상대로 3대2 승리를 거뒀다. 스타는 위기에서 빛난다고 했다. 후반에만 5골이 터지는 난타전 속에서 이근호가 후반 43분 쐐기골을 터트렸다.
8강전과 4강전에선 중동 팀들을 상대했다. 6년 전 붙은 '아시아 깡패'란 별명이 되살아났다. 8강 1차전에서 알힐랄(사우디)에 1대0 승리를 거둔 울산은 2차전에서 무려 4대0으로 대승했다. 이번 여름 영입된 외국인선수 하피냐(브라질)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1차전 결승 골에 이어 2차전에서도 전반에만 멀티 골을 기록했다.
4강 상대인 분요드코르(우즈벡)도 울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원정 1차전에서 울산은 하피냐 김신욱 이근호의 릴레이 골로 3대1로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도 상승세는 계속됐다. 분요드코르의 강력한 압박을 이겨내며 김신욱 이근호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1, 2차전 합계 5대1로 가볍게 결승에 올랐다.
울산의 상승세는 결승전에서도 거침없었다. 알아흘리를 3대0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공수력에서 알아흘리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울산은 개장 이래 가장 많은 팬들을 불러놓고 풍성한 잔치를 치렀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