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부상' 유상철 감독 "나를 등록해서 뛰고 싶을 정도"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11-08 10:21 | 최종수정 2012-11-08 10:21


유상철..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8.23

"내가 등록돼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대전 시티즌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스플릿 이후 6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던 대전은 시즌 마무리를 한달 남겨둔 상황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달 28일 대구 원정에서 1대4로 패한데 이어, 4일 강원전에서도 1대5로 참패했다. 대전은 아직 승점 42점(11승9무18패)으로 12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전남(승점 40·9승13무16패), 강원(승점 38·11승5무22패), 광주(승점 36·8승12무18패)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전남과 강원의 기세가 거세다. 한발 떨어져있다고 생각했던 강등 싸움에 다시 발을 담그게 됐다. 유상철 감독도 "한숨 돌려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며 최근 부진을 인정했다.

문제는 경기력이다. '완패'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부진한 내용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6경기 무패행진 동안 보여준 안정된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깨졌다. 유 감독은 훈련을 통해 회복하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이마저 여의치 않다. '수비의 핵심' 알렉산드로와 이정열이 다쳤다. 알렉산드로는 오른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되며 올시즌 더이상 뛸 수 없다. 잔부상에 시달리는 이정열은 좋지 않은 몸상태로 강원전에 임했다 상태가 악화됐다. 김형범도 올시즌 모처럼 많은 경기를 뛴 탓에 근육이 좋지 않고,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케빈도 부상을 달고 산다. 케빈의 대체자 남궁도도 강원전서 다쳤다. 백업 자원이 부족한 대전인만큼 주축 선수들의 부상 여파는 다른 팀보다 더 크다. 유 감독은 "너무 답답해서 내가 뛰고 싶을 정도다. 좋았을때는 몰랐는데 한번 나빠지니까 안좋은게 같이 막 몰려오는 기분이다"고 털어놨다.

유 감독은 일단 젊은 자원들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황도연 노용훈 지경득 등 그동안 백업 역할을 한 선수들을 활용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각오다. 강등 위기권에 놓인만큼 정신적인 부분도 더욱 강화했다. 훈련 강도도 높였다. 유 감독은 "여유가 있다는 생각은 지웠다.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각오로 선수단을 이끌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다음 상대는 좋은 기억이 있는 성남이다. 대전은 올시즌 성남만 만나면 펄펄 난다. 최근 2번의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그러나 성남은 지난 인천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신태용 감독의 분노를 샀다. 동기부여가 잘 돼있는만큼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판 연패에 빠진 대전 시티즌. 성남전서도 반전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강등권이 다시 한번 안갯속으로 빠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