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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과연 K-리그서 통할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11-05 14:37 | 최종수정 2012-11-06 08:43


◇K-리그 진출을 타전하고 있는 정대세의 성공 가능성은 물음표다. 2011년 1월 카타르아시안컵 당시 북한 대표팀 소속으로 활약한 정대세의 모습. 도하(카타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한때 '정대세 신드롬'이 분 적이 있다.

2008년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 4명의 일본 수비진에 둘러싸인 공격수 정대세는 거침없는 돌파끝에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일본 뿐만 아니라 국내 언론들도 북한의 간판 공격수 정대세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했다. 북한이 44년 만에 월드컵 출전 티켓을 따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단연 관심사는 정대세였다. 남아공월드컵을 마친 뒤 정대세는 독일 2분데스리가(2부리그) 보훔에 진출하면서 해외 진출의 숙원을 풀었다.

독일 진출 후 2년 뒤인 현재 정대세의 모습은 평범하다. 보훔에서는 한 시즌 반 동안 39경기에 나서 14골을 넣으면서 나름대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올 초 분데스리가 소속 쾰른에 이적하면서 1부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정대세가 쾰른에서 현재까지 소화한 경기수는 8경기에 불과하다. 고질적인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복귀하기는 했지만, 주전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두 차례 선발 출전에 그쳤을 뿐이다. 북한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행에 실패하면서 정대세의 활약도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최근 정대세가 K-리그 진출을 타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수원 삼성이 정대세 측이 접촉한 K-리그 팀 중 한 팀으로 꼽혔다. 수원 측은 "단순하게 관심을 묻는 차원에서 이야기가 오갔을 뿐"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수원이 어떤 결정을 할 지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윤성효 수원 감독 역시 정대세 영입설에 대해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윤 감독은 지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정대세가 옛 기량을 되찾는다면 충분히 K-리그에서 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좋은 선수였지만, 독일에서 다소 기복이 있었다. 예전의 능력만 발휘하면 K-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의 활약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다. 독일 무대에서도 첫 시즌은 잘 보냈지만, 올 시즌은 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물음표를 던졌다.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 시절 정대세의 최대 강점은 체격과 투지였다. 거친 몸싸움을 즐기고 스피드를 앞세운 그의 플레이는 J-리그 팀들의 수비진을 충분히 공략하고 남았다. 그러나 K-리그의 색깔은 다르다. 거친 환경과 갖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J-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K-리그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던 점을 생각해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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