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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게 슈퍼매치는 가슴 설레는 단어였다.
그래도 수원은 웃었다. 8번째 승리를 따내지 못한 아쉬움은 가슴 한켠에 접어뒀다. 수적 열세 뒤 이어진 서울의 일방적인 공세, 4만여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8연승에는 실패했지만, 서울전 무패의 기록을 이어갔다. 서울에게 승점 1을 내주면서 역전 우승의 꿈은 더욱 멀어졌다. 반대로 서울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수원전도 무승으로 마감했다. 오히려 '수원 타도'를 외쳐던 서울이 수원전 무승부에 2% 아쉬울 만하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비록 결과는 비겼지만, 승리한 기분이 든다"면서 웃음을 머금었다.
상승세의 흐름도 지켰다. 스플릿 그룹A 일정에 나선 수원의 행보는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연승의 기로에서 번번이 넘어졌다. 한 시즌 내내 발목을 잡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3일 서울전 승리(1대0승)부터 리그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간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를 기록한 이후 오랜만에 무패의 키를 잡았다. 정규리그 중반 극도의 부진 속에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에 울었을 때와는 정반대다.
순위 싸움에도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4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65)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수원이 서울전에서 패했다면 승점차는 1점에 불과했다. 간격을 크게 벌리지는 못했지만, 서울전에서 따낸 원정 승점은 수원에게 단비와 같다. 아쉬움을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 이유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