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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결승행, 도망가지 않은 '역발상'의 힘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2-11-01 09:02 | 최종수정 2012-11-01 09:03



수비보다는 공격이었다. 경고부담을 적극적 플레이로 풀었다. '역발상',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올랐다. 31일 4강 홈 2차전에서 분요드코르를 2대0으로 눌렀다. 1차전 3대1 승리에 이은 2연승. 결승전은 11월1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1차전에서 이겼지만 쉽지 않은 경기였다. 김호곤 감독에게 두가지 고민이 있었다. 방심과 경고였다. 우선 2004년의 성남 일화가 떠올랐다. 그 때 성남은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 1차전에서 3대1로 이겼다. 하지만 홈 2차전에서 0대5로 대패했다.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다잡았던 우승컵을 내놓아야 했다. 울산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결과였다.

경고도 문제였다. 이미 김신욱 김영광 강민수 곽태휘 이 호 하피냐 등 6명이 한 차례씩 경고를 받았다. 모두 팀 주축들이다. 한번의 카드를 더 받으면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다. 몸을 사릴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김 감독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공격과 적극적인 플레이였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최대의 공격이 최대의 수비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을 이용했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울산은 특유의 철퇴축구를 과시했다. 수비보다는 공격지향적인 전술이 펼쳐졌다.

또 경고에 대해서는 "'결승전을 가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경고를 받지 않도록 하라'는 주문을 했다. 그렇다고 '소극적인 플레이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모든 게 김 감독의 주문대로 움직였다. 누구도 경고를 받지 않았다. 골도 2골이나 터졌다. 김 감독은 "상당히 중요한 경기를 잘 치렀다. 원정에서 3대1로 이기고 왔지만 방심할까봐 걱정했다. 끝까지 결승전에 가야겠다는 굳은 의지가 좋은 결과를 냈다. 마지막까지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은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조별리그 4승2무, 16강 1승, 8강 2승, 4강 2승 등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같은 성적에 대해 김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부터 짧은 시간 안에 경기를 많이 한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모든 경기가 쉽지 않았다. 원정 환경도 그렇고 K-리그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수들이 오히려 원정에서 잘해줬다. 감독으로서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김 감독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을 일군 지도자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년 연속 K-리그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성공시켰다. 김 감독은 "리그나 토너먼트나 분석을 해서 선수들을 준다. 선수들에게 오후 훈련을 나가기 30분 전 비디오를 보고 대화를 나눈다"며 그만의 노하우를 밝혔다.

하지만 K-리그만 생각하면 다시 고민에 빠진다. 김 감독은 "포항전을 고민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후 베스트멤버를 가동할 수 있다"며 "3위 팀(수원)과의 승점 계산은 해보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만 생각했다. 챔피언스리그가 끝난 이후 5경기 남았다.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는 것보다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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