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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향연이었다. 취재진을 상대로한 행사였던만큼 결연한 의지와 감동적인 멘트들을 모두 한데 어우러졌다. FA컵 결승전을 하루 앞둔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였다.
최 감독도 만만치 않았다. "내일 경기 후 기사의 가치가 있으려면 우리가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고 운을 뗀 그는 "우리는 재정적으로 어렵다. 선수들과 도민 전체가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학원 축구에 있을 때 결승에 오르면 어김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도 해봤던 사람이 해본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수들은 코드를 감동으로 잡았다. 경남의 베테랑 골키퍼 김병지는 "후배들에게 '훈련과 연습을 통해 스스로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과정을 겪어야 경기장에서도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은 그 과정을 겪었다. 내일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의 공격수 노병준 역시 "평소 화려한 주연보다는 팀을 위한 특별한 조연이 되자는 마음가짐이다"며 "내일도 최선의 노력으로 경기장에 쓰러질 때까지 뛰겠다"고 말했다.
소원수리도 등장했다. 우승 후 감독에게 부탁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노병준은 "우승하면 황 감독과 함께 스틸야드 서포터스석 앞 철창에 매달리는 세리머니를 같이 하자고 부탁하겠다"고 답했다. 김병지는 "시즌 중이기는 하지만 우승하면 최 감독에게 20일 정도 휴가를 우승 선물로 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 감독은 "우승만 한다면 20일이 아니라 30일도 주겠다"고 응수했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