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 시즌 2번째 고비 넘을 묘책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10-15 17:24



'명품 철퇴' 울산 현대가 시즌 두 번째 고비를 맞았다.

울산은 아무리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올인'했다 해도 K-리그를 아예 나몰라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남은 9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칠 경우 수원(승점 62), 포항(승점 59)과 함께 리그 3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충분하다. 리그 3위는 내년시즌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리그 1, 2위와 FA컵 우승 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장 14일 포항전부터 전력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A대표팀에 차출된 사총사(이근호 곽태휘 김신욱 김영광)의 빈 자리는 컸다. 백업 선수들의 부진으로 1대3으로 패했다. 17일 전북전에는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나마 주전으로 활약하던 중앙 수비수 강민수와 측면 공격수 김승용마저 나란히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게다가 가까스로 부상에서 돌아온 외국인선수 하피냐도 선발 출전이 부담스럽다. 따지고 보면, 기존 베스트11 중 7명이나 결원이 생기는 셈이다.

24일 분요드코르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 원정 1차전을 위해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부상 우려도 신경써야 한다. 그 동안 많이 뛴 선수들이 교체 대상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 호와 측면 수비수 이 용이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그저 실소만 머금고 있다. 3년 전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병행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은 자원들을 영입했음에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현실에 헛웃음만 나온다. 겉으로 앓는 소리를 해도 내심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다. 그러나 이젠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현실적으로 K-리그 3위 탈환이 힘들어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큰 목표(챔피언스리그 우승)를 위해 한 가지만 집중해야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전도 그렇지만 수원전(28일)에는 아예 2군 선수들을 내보내야 한다. 그러니 어떻게 3위 싸움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기 저하다. 김 감독은 "연패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까봐 걱정이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우리는 K-리그보다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라는 것은 이겨야 좋은 것이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절대 사기가 떨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고비를 넘기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 '철퇴왕'의 풍부한 경험이다. 울산은 중앙 수비수 부재가 눈에 띈다. 강민수의 빈 자리는 최보경이 메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비라인은 조직력이 완성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강진욱-김치곤-최보경-김영삼으로 구성될 포백(4-back)라인은 올시즌 한 번도 가동된 적이 없다. 그래서 김 감독은 스리백도 구상 중이다. 수비진 변화의 핵은 김영삼이다. 곽태휘의 부재로 주장 완장을 찬 김영삼은 '멀티 플레이어'다. 김영삼의 넓은 활동폭과 안정된 수비 리딩이 수비진의 불안함을 지울 수 있는 '키(key)'가 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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