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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5년은 더 뛸 수 있다. 700경기 출전도 달성할 수 있다."
베테랑에게 종착역은 없다. '여기까지란'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운지 오래다. 더 큰 목표가 있을 뿐이다.
김병지는 "500경기에 출전한 것이 2009년이다. 3년의 시간동안 이뤄낸 100경기가 너무 소중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했다. 가족들에게 큰 보람을 남겼다"고 했다.
1992년 K-리그 무대를 밟았다. 21시즌 동안 울산, 포항, 서울, 경남 유니폼을 입고 골문을 지켰다. 2009년 11월1일, K-리그 최초로 5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 뿐아니다. 골키퍼 최초로 골도 넣었다. 1998년 10월24일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다. 첫 200경기 무실점(2012년 2월 6일), 153경기 연속 무교체 출전(2004년 4월 3일~2007년 10월 14일)의 기록도 갖고 갖고 있다. 한 시즌을 교체 없이 모두 소화한 선수에게 주는 특별상을 7차례나 수상했다.
2008년에는 위기도 있었다. 1월5일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허리디스크 부상을 했다. 주변에서는 선수생명이 끝났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가져다 준 선물이다. 술, 담배와는 담을 쌓았다. 김병지는 "부모님이 좋은 몸을 잘 물려주셨다. 그게 첫 번째다. 술, 담배, 몸무게를 20년간 꾸준하게 관리했다. 남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을 절제하면서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컨디션을 봐서는 4∼5년 더 가능할 것 같다. 700경기 출전도 달성할 수 있다. 이제 100경기 남았다"며 끝나지 않은 도전의 길을 밝혔다. 그는 또 "지나 온 21년보다 앞으로 100경기가 더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절제와 노력이 훨씬 더 커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항상 700경기를 마음 속에 새기겠지만 명분있는 은퇴가 된다면 내일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선수 생활을 하고 있으니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만약 700경기에 출전하면 그 날이 은퇴하는 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의사도 과학자도 아니다. 후배들이 나를 보면서 더 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K-리그이 살아있은 역사, 김병지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