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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PK골' 강원, 광주 잡고 40일 만에 탈꼴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9-27 20:50


◇강원 선수단. 사진제공=강원FC

악몽의 1주일이다.

남종현 대표의 사퇴는 시작에 불과했다. 임금 체불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6연패에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 정규리그 최하위 강원FC는 스플릿 시스템이 작동된 뒤에도 웃지 못했다. 김학범 강원 감독이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고 있지만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광주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엇 하나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나락으로 떨어진 강원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바람잘 날 없던 시간을 보낸 강원 선수단은 더욱 강해져 있었다. 선수이기 이전에 직장인인 이들에게 임금 체불은 생활의 문제다. 그러나 누구 하나 내색하지 않았다. 마지막 자존심만은 지키자는 의지로 활활 타올랐다. 김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내 속이 이런데 선수들은 어떻겠느냐. 그저 고마울 뿐이다."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로 들뜬 분위기는 강릉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었다. 버스 터미널은 고향 친지를 찾는 인파로 북적였고, 거리에는 사람이 넘쳤다. 그러나 광주FC와의 2012년 K-리그 33라운드가 열린 27일 강릉종합운동장은 을씨년스러울 만큼 인적이 드물었다. 후반 중반 집계된 관중 숫자는 1318명. 축구도시를 자부하던 강릉의 열기는 부진과 잡음 속에 차가워 졌다. 해충 피해로 군데군데 누렇게 뜬 그라운드와 무관심 속에 공허한 외침 만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후반 29분 터진 주장 김은중의 페널티킥골이 강원을 살렸다. 전반 초반 골대 불운과 경기 내내 이어진 잦은 미스 속에서도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승리로 강원은 승점 28이 되면서 리그 잔여 일정 불참을 선언한 상주 상무(승점 27)를 제쳐 꼴찌탈출에 성공했다. 지난 8월 19일 정규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뒤 8경기, 꼬박 40일 만이다.

광주는 후반 중반까지 주도권을 잡고 강원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후반 28분 페널티 에어리어 내를 파고들던 지쿠의 돌파를 정우인이 막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놓인게 패인이 됐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광주의 무승 행진은 6경기(2무4패)째로 늘어났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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